yunta (59)in #krsuccess • yesterday아마도 그건아마도 그건 사랑이었을 거야. 저녁 일곱 시 반 무렵의 지하철이었다. 퇴근하는 사람들로 바글바글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한산해지는 구간에 들어섰다. 가벼운 등산도 가능할 듯한 편한 옷차림의 중년 남녀가 탔다.…yunta (59)in #krsuccess • 7 days ago노동절 단상출근 시간 지하철에 사람들이 이렇게나 적다니. 곳곳에 빈자리가 많았다. 지하철에 오르자마자 비어있는 맨 끝자리(모두 다 원하는 바로 그 자리)에 앉아 너무나도 쾌적하게 갈… 뻔했다. 세 정거장 지나서 올라탄…yunta (59)in #krsuccess • 10 days ago뇌의 흉터클레어 데더러. 평소에 무척 즐겨 듣고 좋아하는 음악이 있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사람들도 좋아한다. 전문가들은 그 음악이 뛰어나다고 평가한다. 어떤 음악은 인류라는 종이 창조해 낸 ‘위대’한…yunta (59)in #krsuccess • 12 days ago숫자에는친구 1,238명. 갑자기 페이스북 첫 페이지에 쓰여 있는 1238이라는 숫자가 1234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234. 이 깔끔하고 간결한 숫자를 갖고 싶다. 4만 빼내면 된다. 친구 목록을 쭉…yunta (59)in #krsuccess • 15 days ago위계가 없는 간격이 있는우정은 자기에게 음식처럼 필요한 사람을 ‘거리를 두고 지켜보기’를 받아들이는 기적이다. - 시몬 베유. _ 적당한 거리나 공간, 간격이 없는 사랑은 감히 사랑이라 부르기에도 민망한 집착으로 변질되곤 한다.…yunta (59)in #krsuccess • 23 days ago툭팔십은 너끈히 넘어 보이는 백발의 할머니가 비틀비틀 버스에 오른다. “삑~ 잔액이 부족합니다.” 할머니가 다시 한번 단말기에 카드를 대 보지만 역시 똑같은 소리가 반복된다. 어떻게 해야 하나 잠시 서서 고민하는…yunta (59)in #krsuccess • 27 days ago어쨌든지하철에서. 지극히 평범한 외모의 한 젊은 여성이 눈에 띄었다. 소박하고 단정한 옷차림에 학생 같은 백팩을 멘 그녀의 오른손에는 검은색 하드케이스 서류가방이 들려 있었다. 도시 하나를 궤멸시킬 수 있는 소형…yunta (59)in #krsuccess • last month구두점비둘기 크기 정도로 보이는 어떤 시커먼 것이 횡단보도의 하얀색 선 위에 널브러져 있다. 유심히 쳐다보니 너덜너덜 해진 남자 구두 밑창이다. 평일 아침 일곱 시 반의 사당역 주변은 출근하는 사람들로 북적인다.…yunta (59)in #krsuccess • last month수인 5. 내가 보이지 않는 걸까.내가 보이지 않는 걸까. 평소에 수인은 우측보행을 ‘준수’한다.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헌법처럼 철저하게. 수인은 앞에 오는 인간들을 피해 길 오른편에 바짝 붙어 걸어간다. 하지만 그런 수인의 노력은 언제나…yunta (59)in #krsuccess • last month약속은 지켜져야만 한다. 2칭찬받았다. 내 수업을 들었던 학생에게서. 내가 웃긴다고. (아마도 재미있다는). 웃긴데 스스로 웃긴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고. 웃긴 말을 진지한 얼굴로 건조하게 말해서 더 웃긴다고. 칭찬받아 기뻤다.…yunta (59)in #krsuccess • last month약속은 지켜져야만 한다. 1짐짓 뭔가 중요한 작업을 하는 양 노트북 화면에 시선을 고정한 채 별 의미 없는 소셜미디어들을 대충 훑으며 교내 카페에 앉아 있었다. 누군가 내게 말을 걸었다. 작년에 내 수업을 들었던 학생들이었다. 오00.…yunta (59)in #krsuccess • last month수인 4. 어떻게 살았지.그때 대체 어떻게 살았지. 어떻게 살아남았던 거지. 수인은 담배를 피우다 불현듯 그날이 생각났다. 수인은 그날 집에 있었다. 쨍한 햇볕에 방 안이 환했던 평일의 한낮이었다. 갑자기 담배가 당겼다. 담뱃갑을…yunta (59)in #krsuccess • 2 months ago신기해출근 시간 지하철 안. 20대 중후반 정도로 보이는 젊은 남자가 괴테의 ‘파우스트’를 읽고 있었다. 그것도 ‘종이책’으로. 으음. 신기해. 힐끔힐끔 그 남자를 관람했다. (‘관람’이라는 단어가 어쩜 이렇게…yunta (59)in #krsuccess • 2 months ago존중(2009). 제이슨 라이트만 감독. 주인공 ‘라이언 빙햄(조지 클루니)’은 1년 322일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해고를 통보하는 일을 한다. 해고 통보를 대행하는 직업이라니. 격리된 좁은 공간에서 자신의 말…yunta (59)in #krsuccess • 2 months ago단편. 수인 3. 그르렁대며.아무것도 하지 않는데 가만히 서 있는데 아무런 움직임 없이 그저 살아남기 위해 숨만 쉬고 있을 뿐인데 이 세상이 모든 인간들이 그런 나를 밀치고 노려보고 부드럽게 보이지만 가시 돋친 말을 던지고 그르렁대며.…yunta (59)in #krsuccess • 2 months ago맑은 물 같은 영화(1987) 퍼시 아들론 감독. 이 영화를 이제서야 보게 되었다. ‘Calling You’라는 주제곡은 알고 있었다. 개봉 당시에는 이 노래가 밤늦은 시간의 라디오에서도, 가끔 들르던 카페나 술집에서도…yunta (59)in #krsuccess • 2 months ago단편. 수인 2. - ‘되기를’수인은 무력한 자신이 바뀌기를 바랐다. 남들에게 똑똑하게 보이고 싶었다. 시인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를 쓰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았다. 화가가 되고 싶다고도 생각했다. 하지만 딱히 그림을 그리고…yunta (59)in #krsuccess • 2 months ago단편. 수인 1.나는 왜 글을 쓰고 싶은가. 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포착하고 더욱 아름답게 보존하고 싶은 미학적 열정 때문에. 바람직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남들의 생각을 바꾸려는 정치적 목적 때문에. 똑똑해 보이고 싶은 순수한…yunta (59)in #krsuccess • 2 months ago아직은내 또래 선배가 세상을 떠났다. 모든 사람의 생명이 똑같이 소중하다는 걸 이성적으로는 알고 있지만, 내 삶의 일부를 공유했던 또래의 죽음이 찌르는 감각은 분명 더 쓰리다. 주변 사람들이 하나둘씩 떠난다. 나는…yunta (59)in #krsuccess • 2 months ago사심(師心) 없이체호프의 단편 에 등장하는 캐릭터 ‘이뽈리뜨 이뽈리띠치’는 진지한 태도로 늘 누구나 아는 뻔한 이야기만 한다. “예, 멋진 날씨로군요. 지금이 5월이니까 곧 진짜 여름이 올 겁니다. 여름은 겨울과 다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