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우울한 얼굴에 끌린다. 피곤한 표정이 아니라 약간은 슬퍼 보이는 그런 얼굴. 나이가 들어가면서 삶에 지친 얼굴이 아니라, 마치 태어났을 때부터 원래 저런 표정을 지었을 것 같은 얼굴에 끌린다.
말은 없지만 희미하게 감정이 배어 나오는, 지나치게 자신을 감추지 않는 얼굴. 사려 깊고 온유한 눈빛으로 적당히 사람을 바라보다가도 적당히 시선을 돌릴 줄 아는 무심한 눈빛을 지닌 얼굴에 끌린다.
핀란드 팝 듀오 ‘마우스테티퇴트’나 덴마크 배우 ‘매즈 매켈슨’ 같은 얼굴.
하지만 내가 가까이 다가가고 싶어 하는 그 얼굴들과 내 사이에는 언제나 정반대의 인간들이 무슨 삶의 법칙처럼 가로막고 있다. 그 인간들이 자리한 곳에는 투명한 공기가 아닌 진한 오줌 같은 끈끈한 액체가 둘러싸고 있는 것 같아 멀찍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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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ccessgr.with (75) 3 days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