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 배우
이야. 저 배우는 정말 ‘배우처럼’ 생겼는데?
친구와 함께 저녁을 먹으며 드라마를 보고 있었다. 새롭게 등장한 조연 배우의 얼굴을 보고 나도 모르게 이런 말이 튀어나왔다. 전형적인 미남형은 아니지만 워낙 개성이 뚜렷해서 일상에서 마주친다면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은 그런 얼굴이었다.
저 사람은 어쩔 수 없이 배우를 해야 될 것 같아.
그러게. 얼굴에 그냥 배우라고 쓰여 있네.
아, 참. 예전에 함께 갔던 동네 횟집 기억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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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렐루야, 씨ㅂ~!”
횟집엔 우리를 포함해 손님이 두 테이블뿐이었다. 중년 남녀 넷이 앉아 있던 테이블에서 한 남자가 이렇게 말했다. (목소리가 커서 ‘외쳤다’가 더 적합하다.) 서로 ‘집사님’이라고 부르는 걸로 봐서 같은 교회에 다니는 신도들인 듯했다.
할렐루야 뒤에 ㅆㅂ을 붙이는 크리스천이라니. 도저히 궁금해서 쳐다보지 않을 수 없었다. 역시. 개성 넘치는 조연배우처럼 생겼다. 말과 얼굴이 이렇게나 잘 어울릴 수도 있구나.
드라마에 나온 그 신인 조연 배우는 실력과 경험을 쌓게 되면 나중에 얼마든지 주연을 맡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할렐루야 ㅆㅂ’은, 잘 모르겠다. 그도 자신의 삶에서는 주연이겠지만, 그런 주연이 나오는 영화는 별로 보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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