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준한 바위 노적가리, 북한산 노적봉을 가다-9 인수암(仁壽庵) 하루재
험준한 바위 노적가리, 북한산 노적봉을 가다-9 인수암(仁壽庵) 하루재
대부분의 산은 정상 부근 외에는 특별한 볼거리가 없는 경우가 많다. 빽빽한 나무들 사이로 난 좁은 길을 오르내리느라 주변 풍경을 제대로 감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산은 다르다. 하산길에서도 시야가 탁 트여 하늘과 봉우리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인수암(仁壽庵)
백운대로 향하는 길, 산악구조대 맞은편에 자리 잡은 인수암은 인수봉 아래에 위치한 작은 암자다. 정확한 건립 연대는 알 수 없지만, 1970년대부터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인수봉에서 추락사한 영혼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기 위해 세워졌다고 한다.
2020년, 주지인 용담 스님은 국태민안과 인류 평화, 그리고 코로나19 종식을 기원하며 삼보일배와 오체투지로 전국을 순례한 뒤 인수암으로 돌아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암자 돌담에는 두꺼비 돌 조각 위에 놓인 황금빛 플라스틱 불상이 눈길을 끌었다. 작년에 처음 봤을 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신앙심은 정성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지만, 사출기로 찍어낸 듯한 불상은 어딘가 모르게 부족해 보였다. 여러 사찰을 다녀봤지만, 이런 형태의 불상은 처음이라 낯설게 느껴졌다.
하루재
하루재는 북한산 우이역에서 백운대로 가는 길목에 있는 작은 고개다. 해발 490m, 약 30㎡ 남짓한 아담한 고갯마루는 백운대와 영봉으로 갈라지는 갈림길 역할을 한다. 산으로 가로막힌 두 지역을 이어주는 길목을 '고개' 또는 '재'라고 부르는 것은 순수한 우리말이다. 한자어로는 령(嶺), 현(峴), 치(峙) 등으로 표현한다.
하루재에서 잠시 쉬고 있는데, 멀리서 소피와 그녀의 남자친구가 나타나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우리는 도선사 주차장 쉼터에서 다시 만나 짧은 대화를 나누었다. 내가 아일랜드는 가보지 못했지만, 스페인은 방문한 적이 있다고 말했더니 남자친구가 스페인의 어느 도시를 가봤는지 물었다.
5년 전 일이라 여러 도시를 다녔음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도시 이름이 떠오르지 않았다. 스페인의 수도인 마드리드만 머릿속에서 맴돌 뿐, 가우디가 설계한 세계적인 건축물 성가족성당이 있는 바르셀로나의 이름은 도무지 생각나지 않았다. 순간, 말문이 막혀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영어를 잘했다면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을 텐데…
사실, 외국인에게 굳이 영어로 이야기해야 할 필요는 없다. 세계 공용어인 영어를 사용하여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인에게 친절을 베풀 수도 있지만, 영어를 잘 못한다고 해서 주눅 들 필요는 전혀 없다. 언어는 소통의 도구일 뿐, 우리의 가치를 규정하는 잣대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등산코스
하산주
소피와 작별 인사를 나눈 후 택시를 타고 우이역으로 향했다. (택시비는 1인당 1,500원) 우이역 근처, 메생이 굴국밥으로 유명한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먹기로 했다. 우리는 쭈꾸미 볶음(30,000원)을 주문하고, 나는 막걸리를, Y는 맥주를 한 병씩 시켜 갈증을 해소했다. 맑은 날씨 덕분에 노적봉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할 수 있어서 더욱 즐거운 하루였다."
Wow, @syskwl, this post is absolutely stunning! Your photos of Bukhansan National Park are breathtaking – the landscapes are truly majestic. I especially loved the shots of Insuam Hermitage and the unique Buddha statue made of plastic. It's fascinating to learn about the history and stories behind these places, like the legend of the hermitage being built for the souls who fell from Insubong Peak.
Your writing is engaging, and I enjoyed hearing about your encounter with Sophie and her boyfriend at Harujae. It's a reminder that travel and shared experiences can create connections, even across language barriers. And I agree with your sentiment about language being a tool, not a measure of worth!
The inclusion of the hiking course map and the final shot of that delicious-looking meal makes me want to plan a trip to Bukhansan myself! Thanks for sharing this adventure with us – it's a real treat! What's your next hike going to be? I can't wait to see more of your adventures!
Thank you~~~~
어릴 적 여름내내 우이동 계곡에서 살았었는데... 이름만으로도 반갑네요.^^
우이동 계곡? 요새는 못들어가게 해서 아쉬워요.
북한산이 젊은 분들과 외국분들이
공존하는 아주 멋진 수도 서울을
지키는 산이 내요 !!
한국의 보물입니다. 외국인에게도 정말 많이 알려진 산입니다.
인수봉에서 추락사한 영혼이 너무 많아 달래줄 절 뿐만 아니라 교회도 필요해 보이네요.
외국인과 조금 깊은 대회가 필요할때 챗GPT나 구글번역기를 이용하면 좀 더 쉽더라고요.
산 밑에 교회를 세우면 누가 갈까요? ㅎㅎ
삼성 갤럭시에도 번역 앱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는데 길거리에 서서 잠깐 얘기하다보니 그럴 시간이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