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sangyou (76)in #steemzzang • 14 hours ago걷는다---정 끝 별--- 이급 시각장애 아버지 이은협(48)씨가 일급 정신지체장애 아들 이기독(20)군의 허리를 끈으로 동여매고 걷는다 넘어질 때면 무거운 머리부터 넘어지곤하는 아들을 너펄너펄 걷게 하는…hansangyou (76)in #steemzzang • yesterday참회---한 상 유--- 늦추 오는 눈은 쌓일 겨를 없이 녹아내려 어둠을 흐리며, 시린 3월의 목덜미를 타고 흐르는, 그냥 가도 될 길 뚝- 뚝- 흠지는 지난날을 서성인다고 끝날 것 같지 않은…hansangyou (76)in #steemzzang • 2 days ago그 섬에 그 달---고 정 국--- 섬이 섬을 낳고 바다가 섬을 받아 아침 젖을 물린다는 보길도 예송리에 딱 하나 혼기 놓쳐 버린 달이 있다 곤히 잠든 섬과 섬 사이를 잠옷인 채 빠져나와 민박집 창 앞에 뽀얗게…hansangyou (76)in #steemzzang • 3 days ago세월---이 해 인--- 물이 흐르는 동안 시간이 흐르고 시간이 흐르는 동안 물이 흐르고 하늘엔 구름 땅에는 꽃과 나무 날마다 새롭게 피었다 지는 동안 나도 날마다 새롭게 피었다 지네 모든…hansangyou (76)in #steemzzang • 4 days ago겨울비---정 든 역--- 기다리지 않아도 기다림마저 잊었을 때도 나를 흔들어 깨운다 아스팔트 위로 도리깨질하듯 겨울비가 쏟아지고 있다 만물이 새롭게 태어나도 언덕 너머 겨울의 칼바람도…hansangyou (76)in #steemzzang • 5 days ago자신에게 소중한 것들---방 귀 희--- 톨스토이는 사람에게 필요한 질문 세 가지가 있다고 했죠. 하나는 나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인가를 묻는 것인데요, 그 대답은 바로 내 앞에 있는 사람입니다. 두 번째 질문은 가장…hansangyou (76)in #steemzzang • 6 days ago봄이다---강 원 석--- 화내지 마라 욕하지 마라 나쁜 마음 먹지 마라 꽃처럼 살아도 아까운 봄이다hansangyou (76)in #steemzzang • 7 days ago그대 앞에 봄이 있다---김 종 해---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hansangyou (76)in #steemzzang • 8 days ago기적---강 은 교--- 그건 참 기적이야 산에게 기슭이 있다는 건 기슭에 오솔길이 있다는 건 전쟁통에도 나의 집이 무너지지 않았다는 건 중병에도 나의 피는 결코 마르지 않았으며, 햇빛은 나의…hansangyou (76)in #steemzzang • 9 days ago그대가 내게 보내는 것---박 재 삼--- 논물은 찰랑찰랑 넘칠 듯 하면서도 넘치지 않고 햇빛에 무늬를 주다가 별빛 보석도 만들어 낸다 사랑하는 사람아, 어쩌면 좋아! 네 눈에 눈물 괴어 흐를 듯하면서…hansangyou (76)in #steemzzang • 10 days ago봄---이 성 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썪은 물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hansangyou (76)in #steemzzang • 11 days ago꼭두새벽---반 기 룡--- 조용히 창을 열었습니다 개밥바라기 아직 멀쩡합니다 지나던 바람이 쏴아 몰려옵니다 그대의 영혼도 몰려오는 듯 합니다 청 턱 밑에서 산허리를 휘감은 듯 안개가 가물거리며…hansangyou (76)in #steemzzang • 12 days ago구름과 목화---권 태 응--- 몽실몽실 피어나는 구름을 보고 할머니는 "저것이 모두 다 목화였으면" 포실포실 일어나는 구름을 보고 아기는 "저것이 모두 다 솜사탕이었으면" 할머니와 아기가 양지에 앉아 구름 보고 서로 각각 생각합니다hansangyou (76)in #steemzzang • 13 days ago멀쩡히 사는 것 같지만---친구가 보내준 토막글 1 다 멀쩡히 잘 사는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다들 괜찮은 척 하는 거다 혼자 너무 힘들어하지 말자 2 걱정은 5분 이상 하지마라 5분 넘으면 해봤자 소용없는…hansangyou (76)in #steemzzang • 14 days ago꿈같은 이야기---김 시 종--- 내가 뭔가 말하면 모두가 바로 웃으며 달려들어 "꿈같은 이야기는 하지 마" 해서 나조차도 그런가 싶어진다 그래도 나는 포기할 수 없어서 그 꿈같은 이야기를 진심으로…hansangyou (76)in #steemzzang • 15 days ago우리가 눈발이라면---안 도 현---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hansangyou (76)in #steemzzang • 16 days ago이런 나라를 아시나요---서 정 주--- 밤 삼경보다도 산 속 중의 참선보다도 조용한 꿈보다도 더 쓸쓸하고 고요한 사람만이 사는 나라를 아시나요? 말은 오히려 접어서 놓아 둔 머언 나들이옷으로 옷걸이 속 횃대에…hansangyou (76)in #steemzzang • 17 days ago새벽 바람---강 은 교--- 이제 일어설까, 일어서 떠나볼까 새벽 바람이 도착하니 어둠은 슬며시 물러가는구나 모든 잠의 옷섶에서 삐져나온 꿈들은 벚나무 흐린 그림자를 핥으며 뒤숲으로 빨리 사라진다 이제…hansangyou (76)in #steemzzang • 18 days ago시를 읽다---한 상 유--- 권 선생의 시와 요절한 기 시인 벗닿아, 지펴진 생각이 고뿔도 제가끔 앓으랬다... 던가 너스레에 피식 어디쯤, 그네 그림자 걸려 마른 가지에 갈빛 제 홀로 '꿈'이라 적더군hansangyou (76)in #steemzzang • 19 days ago부치지 못할 편지---이 정 하--- 부치지 못할 편지를 씁니다 거기서나마 나는 내 목마른 사랑을 꽃피웁니다 비로소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마음껏 말해 봅니다 누가 보면 미쳤다고 하겠지만 어찌합니까 미치지 않고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