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sangyou (76)in #steemzzang • 46 minutes ago농담---이 문 재--- 문득 아름다운 것과 마주쳤을 때 지금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대는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그윽한 풍경이나 제대로 맛을 낸 음식 앞에서 아무도…hansangyou (76)in #steemzzang • yesterday우산---도 종 환--- 혼자 걷는 길 위에 비가 내린다 구름이 끼인 만큼 비는 내리리라 당신을 향해 젖으며 가는 나의 길을 생각한다 나도 당신을 사랑한 만큼 시를 쓰게 되리라 당신으로 인해…hansangyou (76)in #steemzzang • 2 days ago비 오는 날---천 상 병--- 아침 깨니 부실부실 가랑비 내린다. 자는 마누라 지갑을 뒤져 1백50원을 훔쳐 아침 해장으로 나간다. 막걸리 한 잔 내 속을 지지면 어찌 이리도 기분이 좋으냐…hansangyou (76)in #steemzzang • 3 days ago산속에서---나 희 덕--- 길을 잃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리라 터덜거리며 걸어간 길 끝에 멀리서 밝혀져 오는 불빛의 따뜻함을 막무가내의 어둠 속에서 누군가 맞잡을 손이 있다는 것이 인간에 대한 얼마나…hansangyou (76)in #steemzzang • 4 days ago사랑일기---한 상 유--- 눈물 고이기 전 옹그려 꼼쳐둔 담배 한 개피 꺼내 서너 모금 삼키고서 궁둥이를 슬리퍼 신은 뒤꿈치에 대고 주저앉아 남은 꽁초 엄지와 검지로 들어 살뜰히 흠향하지 이때, 초점…hansangyou (76)in #steemzzang • 5 days ago풀잎에도 상처가 있다---정 호 승---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 꽃잎에도 상처가 있다 너와 함께 걸었던 들길을 걸으면 들길에 앉아 저녁놀을 바라보면 상처 많은 풀잎들이 손을 흔든다 상처 많은 꽃잎들이 가장 향기롭다hansangyou (76)in #steemzzang • 6 days ago배교---조 연 호--- 색약인 너는 여름의 초록을 불탄 자리로 바라본다 만약 불타는 숲 앞이었다면 여름이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겠지 소년병은 투구를 안고 있었고 그건 두개골만큼이나 소중하고 저편이…hansangyou (76)in #steemzzang • 7 days ago들풀---류 시 화--- 들풀처럼 살라 마음 가득 바람이 부는 무한 허공의 세상 맨 몸으로 눕고 맨 몸으로 일어서라 함께 있되 홀로 존재하라 과거를 기억하지 말고 미래를 갈망하지 말고 오직 현재에…hansangyou (76)in #steemzzang • 8 days ago자화상---노 천 명--- 오 척 일 촌 오 푼 키에 이 촌이 부족한 불만이 있다. 부얼부얼한 맛은 전혀 잊어버린 얼굴이다. 몹시 차 보여서 좀체로 가까이 하기 어려워한다. 그런 듯 숱한 눈썹도 큼직한 눈에는…hansangyou (76)in #steemzzang • 9 days ago호수---정 지 용--- 얼굴 하나야 손바닥 둘로 폭 가리지만, 보고 싶은 마음 호수만 하니 눈 감을밖에.hansangyou (76)in #steemzzang • 10 days ago서늘함---신 달 자--- 주소 하나 다는 데 큰 벽이 필요 없다 지팡이 하나 세우는 데 큰 뜰이 필요 없다 마음 하나 세우는 데야 큰 방이 왜 필요한가 언 밥 한 그릇 녹이는 사이 쌀 한 톨만 한 하루가 지나간다hansangyou (76)in #steemzzang • 11 days ago기나긴 그믐---정 끝 별--- 소크라테스였던가 플라톤이었던가 비스듬히 머리 괴고 누워 포도알을 떼먹으며 누군가의 눈을 바라보며 몇 날 며칠 디스커션하는 거 내 꿈은 그런 향연이었어 누군가와는 짧게 누군가와는…hansangyou (76)in #steemzzang • 12 days ago시---한 상 유--- 여름내 삼농사로 등골이 휘고 삭신이 쑤셔도 진심으로 베틀에 앉으시니, 시나브로 삼베 한 폭이 날실과 씨줄로 잣는 눈물 그 눈물 내 속에 흘러 칠십 줄 아낙 길쌈하듯 마름한 한 필 심상hansangyou (76)in #steemzzang • 13 days ago불빛 한 점---황 동 규--- 한창때 그대의 시는 그대의 앞길 밝혀주던 횃불이었어. 어지러운 세상 속으로 없던 길 내고 그대를 가게 했지. 그대가 길이었어. 60년이 바람처럼 오고 갔다. 이제 그대의 눈…hansangyou (76)in #steemzzang • 14 days ago판화---이 정 하--- 너를 새긴다 더 팔 것도 없는 가슴이지만 시퍼렇게 날이 선 조각칼로 너를 새긴다 너를 새기며 날마다 나는 피 흘린다hansangyou (76)in #steemzzang • 15 days ago푸른 비밀---문 현 미--- 새들은 돌아보지 않는다 하늘 화폭에 몸붓으로 묵화 한 점 남길 뿐 아득하게 빛나는 여운의 은유 너머 허공 몇 가닥이 힐끗 끊어질 듯 이어지며 바람 계단을 오르내리는 저 내밀한 무한 고요의 빈 몸들hansangyou (76)in #steemzzang • 16 days ago첫사랑의 별---김 병 중--- 노고지리 수직 상승하는 하늘 아래 사랑하는 사람 이름 맘껏 부르고픈 봄날은 너무 짧아 은하의 강에서 별꽃놀이 하는 길 잃은 별 하나 새 이름 지어 불러 봐도 적적 막막 대답이…hansangyou (76)in #steemzzang • 17 days ago한 호흡---문 태 준--- 꽃이 피고 지는 그 사이를 한 호흡이라 부르자 제 몸을 울려 꽃을 피워 내고 피어난 꽃을 한 번 더 울려 꽃잎을 떨어뜨려 버리려는 그 사이를 한 호흡이라 부르자…hansangyou (76)in #steemzzang • 18 days ago늙은 가수---허 수 경--- 나 오래 전 병아리를 키웠다네 이 놈이 닭이 되면 내다버리려고 다 되면 버리는 재미 그게 바로 남창 아닌가, 아무데서나 무너져버리는 거 반짝이는 거 반짝이면서 슬픈 거 현…hansangyou (76)in #steemzzang • 19 days ago맛있는 주말---한 상 유--- 처마끝 낙숫물이 평상에 좀 들이친들, 하물며 장단지쯤 다 젖어도 신이 나서 걷더챈 개 밥그릇은 몰라라 애호박 실한 걸로 뵈는 대로 청양고추 몇 개랑 따 쟁여 놓은 막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