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함께 떠나는 서유럽 땡처리 패케지 투어(노랑풍선)-1 탸슈켄트, 이태리 베로나 아레나(Arena di Verona)

딸과 함께 떠나는 서유럽 땡처리 패키지 투어(노랑풍선)-1 타슈켄트, 이태리 베로나 아레나(Arena di Verona)

삶에는 변화가 필요하다. 그 변화를 활력이라 부른다. 매일 반복되는 똑같은 생활을 지겨워하고 새로운 뭔가를 추구하는 것이 인간이다. 수많은 세월이 흘러도 아무 변화가 없다면 행복을 발견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이번 여행은 좀 특별하다. 어릴 때부터 함께 자라온 친구 부부들과 내 딸이 동행했기 때문이다. 일이 바쁜 아내가 함께하지 못해 아쉽지만, 대신 시간이 자유로운 딸과 함께하게 되어 더욱 의미가 크다.

이번 여행은 내가 친구들을 대신해 직접 알아보고 계약했다. 노랑풍선 서유럽 3국(이탈리아, 프랑스, 스위스)을 둘러보는 9일 일정이다. 가격은 129만 원에 유류할증료 45만 원이 추가된 금액으로, 제목에 썼듯 '땡처리'라는 단어에 걸맞게 정말 저렴한 편이다.

오랜 친구들을 만나면 우리는 순식간에 호기심 가득한 어린아이로 돌아간다. 세월이 흘러 많은 것이 변했지만, 친구들과 함께하는 시간만큼은 변함없이 즐겁고 유쾌하다. 현재 우리는 우즈베키스탄 항공을 타고 타슈켄트로 가는 비행기 안에 있다. 비행시간은 약 7시간이다.

공항 면세점에서 발렌타인 10년산 위스키 한 병을 35달러에 샀다. 타슈켄트 공항에서 1시간 30분 정도 경유한 뒤, 다시 6시간 정도 날아 밀라노에 도착했다. 비행기 안에서 작은 해프닝이 있었다.

한 한국인 승객이 스튜어디스에게 아세톤이 있는지 물었는데, 말이 통하지 않아 내게 통역을 부탁한 것이다. 전혀 실력이 안되었지만 할 사람이 없었다. 승객의 바지에 묻은 얼룩을 지우기 위해 아세톤을 찾고 있었고, 스튜어디스는 화장품 가게에 가면 구할 수 있다고 답해주었다.

놀랍게도 우즈베키스탄 승무원은 내가 구사하는 영어를 잘 알아들었다. 예전에 마이애미에서 간단한 단어조차 알아듣지 못해 여러 번 반복했던 악몽 같은 경험이 떠올라 괜히 뿌듯했다.

마침내 밀라노에 도착해 버스를 타고 근처 알펜시아 호텔로 이동했다. 호텔은 아담했지만 깔끔하고 정돈된 디자인이 돋보였다. 허기진 배를 채우려 한국에서 가져온 쌀국수와 김치로 간단히 저녁을 해결한 후, 샤워하고 깊은 잠에 빠졌다.

10월 17일(화)

오전 5시에 모닝콜이 울리고, 6시 식사 후 7시에 출발하는 일정이다. 식사는 저렴한 패키지여행치고는 괜찮아서 여행에 대한 걱정을 조금 덜 수 있었다. 밀라노 관광은 다시 방문 때 하기로 하고, 오늘은 수상도시 베네치아와 소설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이 된 베로나를 둘러볼 예정이다.

베로나 아레나(Arena di Verona)

베로나 아레나는 이탈리아 베로나에 있는 고대 로마 시대의 원형 경기장이다. 서기 30년경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검투사 경기나 동물 싸움 같은 다양한 볼거리가 펼쳐졌던 장소이다. 콜로세움, 카푸아 원형 경기장에 이어 이탈리아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