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나홀로 사패산 등산 후기-3 하마바위, 우주선바위, 제2보루steemCreated with Sketch.

in #kryesterday

b-250723-080146.jpg

폭염 속 나홀로 사패산 등산 후기-3 하마바위, 우주선바위, 제2보루

인생이 꼭 정해진 길로 가야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전혀 의도하지 않은 길로 갔다가 대박을 잡은 경우도 수없이 많다. 크게 성공한 사람들 대부분은 엉뚱한 길로 갔다가 실패와 좌절을 맛본 사람들이다. 극심한 가난과 우울증으로 정부 보조금으로 생활하던 "조앤 롤링"은 말도 안 되는 상상력으로 "해리 포터"를 집필하며 인생을 180도로 바꾸었다.

b-250723-080757.jpg

b-250723-080843.jpg

b-250723-081020.jpg

물론 그런 세계적인 인물의 성공과 비교하면 비웃음을 사겠지만, 산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멋진 바위를 발견하는 경우는 부지기수다. 누군가는 그게 뭐 대단한 일이라고 치부하겠지만, 인간의 가치는 사람마다 다르다.

b-250723-081308.jpg

b-250723-081356.jpg

b-250723-081310.jpg

열 손가락을 모두 동상으로 잃고도 에베레스트 등정의 꿈을 못 버리는 사람도 있고, 수십조의 돈을 가지고도 더 못 가져 안달복달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이름 모르는 산속에서 이름 없는 바위를 발견하는 게 주식이나 부동산으로 하루아침에 벼락부자 되는 것보다 훨씬 더 기쁘다.

b-250723-081447.jpg

b-250723-081457.jpg

b-250723-081512.jpg

하마바위

b-250723-075848.jpg

제1보루에서 제2보루로 가는 길에서 만난 바위다. 예전 Y가 안내했던 길로 가지 않고 GPX 신호를 벗어나 나름대로 가다 만난 바위다. GPX 신호만 따라갔다면 절대 만날 수 없는 바위다. 그래서 산에서의 '알바'(길을 헤매는 것)는 절대 시간 낭비가 아니다.

b-250723-075857.jpg

b-250723-075920.jpg

b-250723-080045.jpg

이른 아침이라 해가 뒤에서 비춰 바위가 제대로 잡히지 않았지만, 수만 년 비바람에 움푹 파인 바위의 고뇌가 한눈에 들어왔다. 그래, 그냥 지나치는 것은 사람의 도리가 아니다. 내게 오늘 이름을 하사할 것이다. 2톤에 달하는 거대한 몸집에 힘이 세고 사나운 하마, 누구도 너를 위협할 수 없으리라.

b-250723-081524.jpg

b-250723-081539.jpg

b-250723-074643.jpg

우주선바위

b-250723-080155.jpg

하마바위 바로 곁에서 발견된 우주선을 닮은 바위다. ET가 우주선에서 바로 나올 것 같은 영상이 그려졌다. 아름다운 지구라는 별에 방금 착륙한 우주선이 아침 영롱한 햇살을 받으며 다소곳이 앉아 있다.

b-250723-080141.jpg

b-250723-080211.jpg

천상병 시인의 '귀천(歸天)'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푸른 별을 향하여 사라지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b-250723-081524.jpg

b-250723-081539.jpg

b-250723-081615.jpg

사패산 제2보루(堡壘)

b-250723-081635.jpg

의정부시 호원동 산28번지 일대에 있으며, 둘레가 172m이고 긴축의 지름이 66m 정도다. 사패산 제1보루에서 서쪽으로 약 200m 정도 떨어진 봉우리(해발 390m) 정상에 있다. 사패산 보루들은 산세가 비교적 가팔라서 산세에 따라 성의 높낮이가 다르고, 길이와 지름도 모두 다르게 설치되었다.

b-250723-080635.jpg

b-250723-074713.jpg

b-250723-074717.jpg

사패산 제2보루는 자연 암벽을 활용하여 취약한 부분에 석축을 쌓았다. 바위 아래에서 신라에서 통일신라 계통의 토기가 나왔고, 고구려 토기로 추정되는 회청색 경질 토기 조각도 출토되었다.

b-250723-075540.jpg

b-250723-075624.jpg

b-250723-075737.jpg

Sort:  

Hello @syskwl, thank you for your contribution to our account.

Thank you.

가끔은 삐딱한 것도 사는 맛이죠.^^

인생에 정해진 길은 없다고 합니다.

이름 모르는 산속에서 이름 없는 바위를 발견하는 게 주식이나 부동산으로 하루아침에 벼락부자 되는 것보다 훨씬 더 기쁘다.

저는 속세에 찌들어 이런 생각을 하지 못합니다. 언제쯤 자유로워 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