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나홀로 사패산 등산 후기-9 원도봉계곡(原道峰溪谷), 나크다카페
폭염 속 나홀로 사패산 등산 후기-9 원도봉계곡(原道峰溪谷), 나크다카페
무더운 여름, 계곡은 최고의 피서지다. 계곡 물소리만 들어도 피로가 풀리는 기분이다. 예전에는 계곡 출입이 자유로웠지만, 환경 보호라는 명목으로 대부분 막혔다. 가난한 시민들의 유일한 피서지가 사라진 셈이다.
다행히 한시적으로 계곡 출입을 허용한다는 안내판을 봤지만, 실제 들어갈 수 있는 곳은 찾기 어려웠다. QR코드를 통해 위치를 확인하려 했지만 스마트폰 배터리가 방전되어 무용지물이었다. 계곡을 따라 내려오다 국립공원 출구 앞 식당 계곡에서 사람들이 발을 담그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곳이 식당 손님들을 위해 특별히 관리공단에서 배려한 것인지, 아니면 식당에서 계곡 사용권을 돈을 주고 임대한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시민의 계곡을 이런 식으로 운영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도 떨어지고 배도 고파 아무 데나 들어가 식사하고 싶었지만, 대부분의 식당은 문을 닫았고, 계곡을 점유한 식당은 입구조차 찾기 어려웠다. 조금 더 내려오니 나크다카페 옆 계곡에서 사람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원도봉계곡(原道峰溪谷)
원도봉계곡은 경기도 의정부시 호원동에 위치하며, 망월사로 향하는 길목에 자리한 계곡이다. 이곳은 엄홍길 대장이 유년 시절을 보낸 곳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그의 성공에 어린 시절 도봉산에서의 생활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전해진다.
나크다카페(NAKTA CAFÉ)
이전에 보지 못했던 건물이라 최근에 지어진 것으로 보였다. 커피 같은 음료에 큰 관심이 없어 카페를 거의 가지 않다 보니 미처 알지 못했을 수도 있다. 내부 시설은 고급스러웠지만, 내게는 큰 의미가 없었다. 커피를 계산하고 바로 계곡으로 향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에 7,200원. 계곡에 발 한번 담그기 위해 거금을 지불했다는 사실에 조금 억울했지만, 이 상황을 역전시킬 묘책을 찾아냈다. 가지고 다니던 56도 고량주를 커피에 탔더니 아주 훌륭한 칵테일이 되었다.
술은 운동 후 배고플 때 마실 때 가장 흡수율이 높고 경제적이다. 곧바로 효과가 나타났다. 배고픔도 사라지고 지친 육체에 생기가 돌았다. 한 무리의 아줌마 부대가 오기 전까지 계곡에서 계속 머물며 더위를 식혔다.
순대국
망월사역 근처 순대국밥집에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순대국을 시켰다. 계곡에서 고량주 칵테일을 마셨기에 막걸리는 시키지 않았다. 3번 전철을 갈아 타고 집에 가야 하는데, 땀 냄새에 막걸리 냄새까지 더하면 다른 승객들이 불쾌해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syskwl, what an amazing trek up Sapaesan Mountain and a refreshing dip in the Wongdobong Valley! Your photos really capture the beauty and the challenge of the hike. I especially appreciate your commentary on the accessibility (or lack thereof) to the 계곡 (valley/stream) for the public – a really important point!
And that 고량주 (Kaoliang liquor) spiked coffee sounds like a very creative solution to a hot day and a pricey café! 😂 Genius! It is an interesting observation regarding how some restaurants seem to have exclusive access to the water stream.
I enjoyed reading about your experience, the photos really brought it to life. Thanks for sharing, and keep exploring! 👍
계곡물에 발 담그고 한 잔 하기가 최고죠.^^
멕시코에도 커피에 데낄라를 넣어 만든 멕시코 커피가 있어요. 기분 좋아지는 커피.
계곡 다녀온게 언제 인지 기억도 없네요. 하지만 계곡물에 발을 담궜을때의 그 어름물 같은 찌릿함은 뇌속 깊이 남아 있는거 같습니다.
커피에 고량주 ...
이런 조합이 있을수도 있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