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 천관산-4 구룡봉(九龍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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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 천관산-4 구룡봉(九龍峯)

“빨리 가려면 혼자 다니고 멀리 가려면 같이 다녀라”라는 말이 있다. 사실 혼자보다 동반자가 있는 게 여러모로 좋다. 인간은 원래 사회적 동물이라 함께 생활하게 유전자에 각인되어 있다. 그런데 혼자 다니는 게 편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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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같이 탈 수 있는 친구를 찾는 것도 어렵고, 페이스를 맞추고 이런저런 신경을 써야하는 것도 부담이 된다. 특히 사진을 찍다 보면 보조를 맞추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그 동반자가 초보라면 나의 작품활동에 방해가 될지도 모른다. 나의 동반자는 사진의 모델이 되어 줄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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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자를 데리고 가는 것이 어려워 차선책으로 선택한 게 같은 버스를 타고 온 산악회 회원 중에 모델이 될 사람을 찾는 것이다. 물론 이 과정이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아예 버스에 탄 사람 중에 모델 할 만한 사람이 없는 경우도 많고 회원들끼리 같이 왔다면 말 붙이기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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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휴”라는 닉네임을 가진 여성을 출발 후 다시 만난 건 구룡봉에서였다. 아무리 모델의 자질이 있더라도 너무 느리면 같이 산행하기가 부담된다. 구룡봉에서 만났다는 건 페이스가 비슷하다는 의미가 된다. 이순신 같이 유능한 장수는 싸우기 전에 이겨 놓고 싸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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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하기 전에 느낌으로 서로의 마음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구룡봉에는 옆으로 움푹파인 구덩이가 여러 개 있는 특이한 바위가 있다. 제갈공명이 화로곡으로 사마의를 유인했듯이 이 구덩이로 쉴휴를 몰아넣었다. 그녀는 그 웅덩이에 빠져 내가 시키는 포즈를 다 취한 뒤에야 거기를 벗어 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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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이지만, 화로곡에서 화공을 당해 재가 될 것으로 알았던 사마의는 8개월 동안 내리지 않던 비가 갑자기 쏟아져 구사일생으로 살아난다. 그때 제갈공명이 탄식하며 했던 말이 "모사재인 성사재천(謀事在人, 成事在天)"이다.(일을 꾸미는 건 사람이 하지만 이루는 건 하늘에 달려있다). 삼국지에서 가장 원통하고 아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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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봉(九龍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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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봉은 환희대가 있는 대장봉에서 0.6km 떨어져 있는 높이 650m의 봉우리이다. 거대한 기암괴석으로 구성된 구룡봉 위에는 물이 고인 웅덩이 수십개가 있다. 작은 옹달샘같이 보이는 구멍이 주변 바위와 어울려 멋진 경관을 자아냈다. 주변 수 많은 바위들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같은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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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희대에서 구룡봉을 와보지 않고 바로 연대봉 정상으로 갔다면 정말 후회스러운 일이 되었을 것이다. 2/3 정도는 구룡봉에 오지 않고 바로 연대봉으로 간 것 같다. 그들은 산 자체보다 100대 명산 인증에 더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다. 인증이 산에 오는 목적이 되어서는 진정한 산의 진면목을 알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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