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의 금강산, 해남 달마산-1 마봉리약수터 삼나무숲길

남도의 금강산, 해남 달마산-1 마봉리약수터 삼나무숲길

세상 일이 계획대로 흘러간다고 믿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달마산에 가게 된 것도 전혀 내 의도와는 무관한 일이었다. 계획대로 되었다고 성공한 것도, 의도와 다르다고 실패한 것도 아니다.

2025년 7월 2일

2주 전 "좋은 사람들 산악회" 철원 금학산, 고대산 등반 시 가지고 갔던 풍선 베개를 버스에 두고 왔다. 비싼 물건은 아니지만 허리 부상 때 유용하게 썼던 물건이라 다시 찾아야겠다는 책임감이 들었다. 알아보니 내가 탔던 버스가 수요일 아침 6시 40분에 사당에서 출발해 달마산으로 간다고 했다.

베개만 받으러 가는 건 아무래도 손해 보는 기분이었다. 5천 원짜리 베개 하나 때문에 왕복 교통비를 쓰는 셈이니까. 겸사겸사 산행도 할 겸 달마산이 어디 붙어있는 산인지도 모른 채 무작정 신청했다.

버스로 가는데 만 5시간 10분, 한반도 최남단 해남에 있는 500m도 채 안 되는 낮은 산이라고 만만하게 생각했다. 등산 거리도 8.5km 정도라고 해서 쉽게 봤지만, 나의 자만심을 완전히 깨부수고 겸손을 가르쳐 준 산이었다. 바람 한 점 없는 36도를 오르내리는 폭염 속에서 끝없이 이어지는 너덜길은 나의 한계를 시험하는 듯했다.

마봉리 약수터

전라남도 해남군 송지면 마봉리에 있으며, 달마산 등산로 초입에 자리 잡고 있다. 물맛이 좋기로 유명해 달마산을 찾는 등산객들은 꼭 들러 목을 축이곤 한다. 아쉬운 점은 이런 약수터가 등반 시작점에 있다는 것이다. 무더운 날씨에 산 중턱에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등산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삼나무

키가 크고 곧게 뻗는 삼나무는 숲을 이루면 장관을 연출한다. 한국과 일본에서 조림 사업이나 귤밭 방풍림을 조성할 때 많이 심는다. 일본에서는 건축 자재, 가구, 욕조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며, 습기에 강하고 특유의 은은한 숲 향기가 나 욕조를 만들기도 한다.

일본이 원산지이지만, 일본보다 제주도나 남쪽 지방에서 더 잘 자란다고 한다. 반면 겨울이 극단적으로 건조한 한반도 중부 이북에서는 키우기가 어렵다. 일본에서는 흔한 수종이라 건축 및 조선용으로 많이 쓰였고, 특히 임진왜란 당시 아타케부네, 세키부네 건조에 사용되었다.

목질이 무르고 가벼워 가공하기 쉽지만, 밀도가 낮고 강도가 소나무보다 약해 조선 수군의 판옥선, 거북선과의 전투에서 내구도 측면에서 약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