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의 벌집(Spiritual honeycomb)

in Wisdom Race 위즈덤 레이스2 day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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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탈곰파는 아직 아니야, 미소짓는 붓다 vs 명상하는 킹콩, 절벽에 세워진 영적 요새(Spiritual fortress), 현관장엄(現觀莊嚴)의 절벽에 이어서

그루 린포체가 수행했던 주 동굴에 들어서기 좋게 만든 계단과 하얗게 회칠된 벽으로 덧댄 문이 있다. 전설에 의하면 그루 린포체가 수행 중 동굴 안을 날아 다니면서 이 공간을 만들었다고 한다. 안으로 들어서면 암흑의 미로에 들어가는 것처럼 공포감이 밀려오지만 기어가다 보면 익숙해지고 한 사람이 명상하기 아늑한 공간을 만나게 된다. 이 동굴을 중심으로 절벽 주위에 한 사람이 앉아 있기에 충분한 공간의 동굴들이 군데군데 퍼져 있다. 벌집처럼 여왕벌의 방을 중심으로 아기벌을 품어 주고 있는 구멍이 돌산 전체에 흩어져 있다. 각 동굴 내부가 연결되어 있지 못하니 절벽의 난간에 의지하여 이동굴에서 저동굴로 한걸음씩 알아차림(Sati)의 발 디딤으로 이동해야 한다. 매번 방문하는 순례자들은 동굴 사이를 조심스럽게 이동하는데 지금까지 다친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싱게가 말한 뱀 모양의 호법신들의 가피 때문일지 모르겠다. 영성의 두더지가 튀어나오면 유혹의 뿅망치로 때려 잡으려는 악마를 아서라! 접근 못하도록 물리쳐주는 천룡팔부(天龍八部)라고 불러야 할까? 명상에서 알아차림 혹은 마음챙김(Sati)을 잘 하면서도 일상 생활에서는 적용하지 않는다. 행주좌와(行住坐臥)의 명상은 걸을 때, 그냥 있을 때, 앉아서, 잘 때 특정하게 시간을 지정해서 명상하라는 뜻이 아니다. 숨 쉬고 살아 가는 전 생애 동안 마음을 잘 챙기고 알아차리라는 뜻이다. 절벽만 위험한게 아니고 삶 자체가 위험한 것이다. 이 동굴에서 저 동굴로 가면서 안심하려고 명상 하는 것이 아니니까,

모든 현상은 괴롭고 위험하기만 하다.
 
一切皆苦

한국의 한 스님이 이곳에서 수년 간 수행하였다고 한다. 하룻밤 만이라도 동굴에 앉아서 밤하늘의 별을 바라 보면서 명상을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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