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100-1] 정신과 물질을 함께 수양하는 방법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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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ealthy Gardener: Life Lessons on Prosperity Between Father and Son
<부자의 언어> 존 소포릭 지음, 이한이 옮김, 윌북, 2020
주위를 둘러보면, 돈에 대한 수많은 모습들을 볼 수 있다. 자신이 보유한 기술로 돈을 벌거나 투자로 자산을 키워나가는 사람. 투자는 도박 같은 거라며 무조건 저축이 답이라고 하는 사람. 누군가를 들들볶고 괴롭히며 그들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지 않고 그 이득을 편취해 돈을 모으는 사람. 적은 돈이라도 꾸준히 성실하게 모아나가는 사람. 언제 죽을지 모르는 인생이니 쓸 수 있을 때 후회없이 써야한다는 사람. 어떤 이유로든 이미 충분히 돈을 번 사람. 빚더미 사이에서 겨우 숨을 뱉는 사람.
저렇게 살면 안될 것 같은데 부를 획득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생소한 돌파구를 찾아 부를 획득하는 사람도 있다. 잘 해내다가 망해버리는 사람도 있고, 지지부진했지만 어느 순간 부쩍 성장해버리는 사람도 있다. 분명한 것은 절제가 덕목인 종교적인 삶을 사는 사람에게도 돈은 없어서는 안될 도구라는 사실. 가장 최소한의 행복과 가장 최소한의 불행을 위해서라도 어떻게든 돈을 잘 아는 것이 좋다.
자유롭고 모험적인 나지만, '시간'과 '돈'에 대해서는 극단적으로 보수적인 타입이다. 나의 보수성은 '건강'이라는 큰 목표로 향한다. 나는 가장 건강한 신체와 정신으로 하루를 보내기를 바란다. 치열한 연구와 실험으로 시간을 건강하게 쓰는 것은 어느 정도 이루어낸 것 같다. 프리랜서가 되면서부터는 거의 모든 시간을 내가 바람직하다고 여기는 방식으로 쓰고 있다. 가끔 모든 의지와 잠을 상실하는 블랙홀 같은 날이 있어서, 그때 시간을 부담 없이 쓰기 위해 다른 가능한 모든 시간을 올바르게 '저축'해둔다. 하지만 돈에 대해서는? 너무 취약했다.
돈 쓰는 게 너무 겁이 났다. 나의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유지할 수 있는 돈은 어느 정도 되어야하는지, 소비는 어떠해야 하는지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태로 '무조건 소비 줄이기'만이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이 실험은 2년 동안 서울에 독립해 지내면서 더욱 분명하게 진행되었다. 소비를 최대한으로 참고, 필요가 극에 달했을 때 비로소 지갑을 여는 것. 사회 안에서 사람과 살면서 드는 지출을 허용하기 위해 개인적인 향락에는 최소한의 비용을 들였다.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통장 잔고를 이 정도라도 유지할 수 있는 건 나의 소비 습관 덕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어느 날, 마냥 이렇게 최저 소비를 이어가는 관점도 건강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을 하고 신혼 여행을 계획하는 데에도 이를 누리는 기쁨 그 자체보다 비용에 대한 심한 거부감이 더 크게 올라왔다. 분명 어딘가 내가 바라보지 못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이런 태도가 나의 잠재력에 제동을 걸기 전에, 돈을 쓰는 것 자체를 불안해하고 초조하는 태도를 바꿔야할 것 같았다. 1월 20일 월요일, 소비에 대한 죄책감과 공포 의식 속에서 이 책을 손에 들었다.
<부자의 언어>라는 한국어 제목으로 출간된 이 책은 미치 앨봄의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과 스토리 라인이 유사하다. 죽음을 앞둔 어른과 도움이 필요한 젊은이. 그들의 대화와 이야기를 통해 작가의 메시지가 독자에게 전달된다. 돈을 버는 것을 '정원을 가꾸는 것'에 비유하여 픽션과 논픽션이 같이 맞물려서 일 배우기 - 정원 가꾸기 - 수확의 단계로 전개된다.
책을 읽어나갈수록 돈 관리 연습을 하기 전에 시간 관리 연습을 충분히 해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돈에 대한 올바른 태도를 함양하는 것은 오히려 정신 수양과 깊은 관계가 있었다. 부로 향하는 잘못된 길로 많지만, 부와 바른 삶 모두를 충족시키는 길도 분명히 존재한다는 걸 깨달았다. 다만, 시간이 걸린다. 부는 시간과 함께 오기 때문에 인내할 줄 알아야 한다. 그냥 시간만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진 빠지는 여정이 함께할 것이다. 안주하지 않고 나아가는 모든 태도, 목적이 있는 인생을 추구하면서 자신의 모든 잠재력을 발휘하는 태도는 결국 내면의 성장 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안정도 가져다 줄 것이다.
안타깝게도, 내가 지출에 거부의식을 느끼고 최소한의 지출로 살아가는 생활은 이 책의 '검약' 파트에서 소개된 관점에 따라 희생할 만한 가치로 판단되었다. 불편하지 않으면서 원하는 것만 쏘옥 빼먹을 수는 없다는 말이었다. '가진 것보다 한 단계 낮은 수준에서 생활하는 것'은 재난이 닥쳤을 때 삶이 취약해지는 것을 최대한으로 막을 수 있다고. 내가 검약한 습관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유일한 방법은, 이런 태도와 노력이 자기 실현으로 이르게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는 것. 하지만 이러한 조심성은 용기와 함께 나아가야 한다. 무작정 소비를 두려워하기보다, 그 지출로 인해 내 삶에 가능해지는 가치들 또한 곰곰이 생각해보면 소비에 대한 공포심을 제어할 수 있을 것 같다.
씨앗에 흙을 덮고 물을 주는 일이 반복되듯, 이 책에서도 동일한 메시지가 다양하게 쌓인다. 모든 것을 종합해보면, 건강한 신체와 날카로운 정신을 유지하여 본인 성향에 맞는 일에서 완전한 책임으로 최대치의 노력을 다하여 탁월해질 것,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며 지출보다 수입을 늘릴 것, 더 나아가서는 월 단위로 생성되는 불로소득을 발생시킬 것, 배우며 자기 경계를 넓힐 것, 거기서 발생하는 불편을 참으며 조바심 내지 않고 인내하는 것이 경제적 안정으로 가장 확실하게 나아가는 길이라고 소개한다.
1시간씩 운동을 하는 동안, 그리고 식사 준비를 하는 동안 조금씩 이 책을 오디오북으로 들었다. 그리고 오늘 저녁에 거래처와 미팅이 있기 전 완독했다. 꾸준한 운동 습관을 들이지 못한 것은 지난 시간 중 내가 가장 후회하는 부분이기도 했다.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 번 건강한 삶과 정신에 대해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었다. 그 어느 것도 쉬운 건 없다. 당연한 이야기다. 그저 인내하면서 매일 1달러씩 저축하는 마음으로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었으면 한다. 흔들리지 않으며, 꾸준하게.
일기 탐험가의 하이라이트
시간에 대한 부분 정리:
주어진 시간에 충실하고 게으름을 피우지 않는다. 평생 황소같이 일하고 싶지 않다면 자신의 재능을 사용하고, 현명하게 일하고, 씀씀이를 관리한다. 생계를 꾸려가며 존엄성을 잃지 말고 살아가되, 가치 있는 명분에 기여하고, 어떤 사람이 될지 내면의 목소리를 따른다. 최선의 활동이 무엇인지 성실히 찾아 나간다.(효과활동) 보상이 확실치 않은 일이라도 그게 내면의 소리를 따르는 제대로 된 일이라면 매일같이 시간을 들여야 한다.(효과 시간) 경제적 안정은 신념, 결과에 대한 확신, 영향력을 작동시키는 내면의 힘에 있다. 수입과 지출이 같다면 위태로우니, 지출 수입 구조를 바꾸어 초과 수입을 만들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매주 가용할 수 있는 여가 시간을 사용한다. 경제적 안정기(0~30세), 경제적 축적기(30~6-세), 경제적 독립기(60~90세). 각각의 시절을 인정하고 서두르지 말고 인내할 것. 투자에서는 최소한의 위험으로 길게 꾸준히 나아갈 것.
그리고 마음이 끌린 문장들
"미래에 대한 확실한 보상은 '그 어디에도 없다'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계속 나아가야 하지. 그렇지 않으면 이미 가진 것만 가지고 살 수밖에 없어."
영혼의 이끌림을 따랐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질지 궁금해하면서 후회할 일을 저지르지 않도록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사람
"가장 원하는 결과에 집중해야 한단다. 마음 속으로 욕망을 경험하면, 그게 네가 하는 일에 강점으로 작용할 거야. 거기서 네가 지닌 힘을 발견할 수 있을 거다. 내면의 지혜가 속삭이는 소리를 들으려 잠시 멈춘다면, 그것이 길을 열어줄 거야."
"나는 마음의 경계를 넓힘으로써 정원을 넓혀나갔단다. 계속 배우고 스스로 숙련해나가는 데 시간을 바친다면, 불가능한 목표란 거의 없지."
"소득은 언제나 세상의 관점에서 너희가 얼마나 세상에 기여했느냐를 반영하거든."
"사랑하는 일을 찾는 게 좋단다. 그리고 그 일이 네가 준 사랑을 되돌려 줘야만 해. 네가 계속 사랑을 주는데 그걸 돌려받지 못한다면 억울해질 테니까. 네 일이, 네 안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해. 삶에 필요한 돈도 너에게 주어야 하고." - 수요가 있는 일, 대체하기 어려운 일, 감동을 주는 일. 내가 얼마나 도울 수 있는가? 그리고 그게 내게 어떤 이익이 되는가?
저항을 어떻게 이겨낼까? 모든 도전에는 두려움이 내재되어 있다. 그러나 방법은 하나다. 일단 시작하는 것. 시작하기만 하면, 우리는 그 일을 계속해나가곤 한다. 그것이 일의 관성의 법칙이다.
노력은 걱정을 자신감으로 바꾸고 피로를 활기로 바꾸지. 영혼에는 그 이상 다른 어떤 치료 약도 없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육체라는 도구를 날카롭게 다듬어야 해. 매일 운동을 하려무나, 그러면 자연히 잘 먹고 잘 자게 된단다. 네가 달라질 거야. 운동은 매일 네가 수행하는 일들을 더 잘되게 해줄 거야."
흥미가 느껴지는 일을 하는 것이 만족을 준다. 우리는 자신에게 적합한 일을 할 때 최선을 다하곤 한다. 인간은 무제한적인 열정을 발휘할 수 있는 곳에서 대개 성공을 거둔다.
사람들이 죽어가면서 가장 후회하는 것 중 하나는, 영감을 추구하지 않은 것이다. 행동하고, 꿈을 위해 견디고, 내면의 지혜를 따르지 않은 것이다. 자신에게 부합하는 진정한 삶을 살 기회를 놓치면, 훗날 큰 후회를 하게 된다. 내면의 목소리를 묵살하면 후회하게 된다.
지금 빅매직이란 책을 읽던 중인데요. 채린님께 풍요의 요정이 옮겨가길 기원하는 바람으로 제가 좋아했던 책 하나를 소개해드려요. ‘돈의 신에게 사랑받는 3줄의 마법’ 큰 도움이 안 될 수도 있지만 왠지 돈의 신은 채린님을 사랑하고 싶어할 것 같아서요😆 언제나 풍요와 부유가 함께하시기를🩷
와아 저 운동하러 내려가기 전에 이 댓글을 발견했어요. 다행히 밀리의 서재에 있더라구요! 스텔라님 아니었으면, 아예 모르고 지나쳤을 책인데 이렇게 추천해주셔서 감사해요. :) 1-8장에 당장 소비에 대한 거부감 이야기가 나와서 음성 책으로 듣다가 너무 놀라고 신기했어요ㅋㅋㅋ <부자의 언어>가 큰 어른의 말이라면, 후지모토 사키코의 책은 성공한 기록자 언니가 해주는 말로 다가오네요ㅎㅎㅎ 이 글은 북리뷰지만 현재 고민거리를 고백하듯 뱉어낸 글이기도 한데, 덕분에 또 다른 책까지 연결해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어요ㅎㅎㅎ 쓰길 잘했다! 너무 감사해요, 스텔라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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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밀리의 서재에 있었다니!! 채린님께 도움이 된다니 정말 행복해요. 맞아요. 성공한 우리 바로 앞에 있는 언니라 더 잘 와닿았어요. 게다가 그 분도 일기에 진심이라서! 꺄악 행복해요!
제인님은 부자가 되실 거예요. 시간을 다스리는 방법을 배우셨으니까요. 우리가 이 공간에 진입하고 비트가 300만원이던 시절을 지나왔답니다. 그 기간동안 우리는 시간을 제어하고 있었죠. 그런데 스팀은 오히려 300원대에 머물고 있어요. 비트의 24시간과 스팀의 24시간은 서로 다르지 않은데 그 차이를 다스릴 수 있다면 부의 흐름 역시 시간의 흐름과 동조하게 될 거예요. 그러나 그럼에도 돈보다 시간이 더 비싸답니다.
멀린님 댓글 덕분에 저의 작은 고민 너머에 있는 더 큰 풍경들을 보게 되네요. :) 한참 달리다가, 어느 마을 앞 표지판에 붙은 메시지를 발견한 기분이에요 ㅎㅎㅎ 이 불편하고 귀찮은 세계(!)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해나가는 힘에는 분명한 심지가 있는 것 같아요. 저도 레이스를 펼치면서 그걸 차츰 알아가게 되겠죠? :) 돈보다 귀한 시간 속에서 더 많이 넓혀 나가고 싶어요 🙂 선명한 응원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