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독서중] 밤잠 잊고 빨려 든 소설 'Stoner'

in #zzan25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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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삿일에 고되어도 밤 되면 어김없이
책을 펼치게 한 [스토너 Stoner].
사실 요 몇년 새에 이토록 흡인력 있는 소설은 처음이다.
특히 번역서는 언어의 장벽 때문에 그 정서가
반감되기 일쑤인데, 번역이 매우 유려했다.

이 소설에 왜 빠져들었나 생각해보니
주인공의 일생이 우리네 삶과 별반 다를 게
없어서 더욱 이심전심이 되었던 것 같다.

이 책을 소개해준 블로그 친구 @굿라이프 님께
고마움을 전해야겠다. 세번이나 읽었다는
그분의 후기를 읽지 않았으면 이런 작품이 있는지도
모르고 살았을 뻔했다.

1891년 생 윌리엄 스토너는 미주리주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나 미주리대학에 입학했다.

원래 농기술을 배워 부모의 생계에 도움이
되려했으나 교양과목 영문학 시간에
아처 슬론 교수의 질타로 충격을 받아
책을 보다가 인문적 소양 특히 중세 영문법에
눈을 뜬다.

마르고 볼품없으며 전혀 사교적이지 못한
스토너는 일 하고 남는 시간엔 도서관에
파묻힌다. 그곳은 그가 몰랐던 세계였다.

부모의 기대와는 달리 스토너는 대학원에
진학했고 두 명의 친구 그리고 한 여자와
사랑에 빠졌다.

마르고 키가 큰 이디스는 스토너의 청혼을
받아 들이긴 하지만 사랑하지 않았다.
간신히 딸 하나를 낳고는 자기가 하고픈대로
하고 살았다. 남편이 딸과 유대감이 깊자
이디스는 딸 그레이스와 스토너 사이를 갈라 놓는다.
아내와 대결할 뜻이 전혀 없는 스토너는
포기하고 자기 학문 세계에 틀어 박힌다.

그런데 로맥스라는 교수가 자신이 지도하는
학생의 자격을 스토너가 문제 삼고 논문 심사에서
탈락시키자 앙심을 품고 사사건건 걸고 넘어진다.
이번에도 스토너는 크게 대항하지 않는다.

이때 그의 주목을 끈 대학원 과정의
여자가 있었으니, 캐서린이었다.
그녀는 젊고 똑똑했으며 무엇보다 논문 주제가
지도 교수를 끌어당겼다.

알고 보니 캐서린 역시 스토너를 좋아했으며
처음으로 육체와 정신이 분리된 것이 아닌 것을
알게 된 스토너의 사랑은 매우 깊어졌다.

소문으로 남편의 외도를 알게된 이디스는
비웃었고, 로맥스는 이 사건을 악용하여
스토너가 아닌 캐서린을 압박한다.
캐서린은 강사직을 포기하고 조용히 떠났다.
스토너는 말리지 못했다.

그가 이디스와 동료 교수 로맥스의 횡포를
머릿속에서 몰아 내는 방법은 연구와 학생들의
과제 및 논문 검토였다.
그 사이 부모로부터 탈출하고팠던
딸은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의 아이를
임신하고 다른 주로 가 버린다.

로맥스의 주도로 그의 명예퇴직의 압박이
밀려들 무렵, 몸에 이상을 느낀 그는
병원에서 말기 암이라는 진단을 받는다.

사랑이 뭔지 모르는 아내,
유일했던 두 친구 중의 하나를 전쟁에서 잃었고,
사랑했던 여자를 포기했고,
같은 과 교수에게 휘둘렸던 윌리엄 스토너.

마지막 눈을 감는 순간에도
그는 자기의 유일한 저서를
손가락으로 더듬는다.

'넌 무엇을 기대했나?'

실패한 인생이었을까.
아니다.
특별한 것은 없었어도 '공포와 비슷한 설렘'이
무엇인지 알았던 그의 한 평생이었다.

부연설명은 필요없다.
읽으면 그냥 빨려들 것이다.
1965년에 출간된 소설이
미국이 아닌 유럽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유를 알게 된다.

존 윌리엄스 / 김승욱 역 / 알에이치코리아 / 2025(원1965) /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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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

줄거리 요약이 워낙~ 훌륭하셔서
이미 책을 다 본 느낌이네요! ^^

대략적인 건데요?
직접 읽으시면 감동이 있으실 겁니다. ㅎㅎ

Booming-kr: 2nd Phase - 5/11
https://www.steemit.com/@booming-kr/booming-kr-2nd-phase-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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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 회 스팀잇 포스팅 큐레이션 이벤트 참여자 글 - 2025-05-12
https://www.steemit.com/@talkit/-5----------2025-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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