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in #steemzzang6 hours ago

이가 아닌 망치로 부럼을 깨는 새벽
귀밝이술이 새벽처럼 은근하다

아침이야 복쌈이라고
눈처럼 하얀 밥 까만 김에 싸서 먹고
섬만두 먹는 저녁까지 눈이 내리는데
보름달은 어찌 볼거나

이제와서 소원을 비는 것도 겸연쩍어
오늘이 무슨 날이냐고
언제가 보름날이냐고 몇 번이나 묻는 시어머니와
가요무대 재방송을 본다

소리 없이 깊어 가는 밤
정월대보름 사진이 귀를 두드린다
손자국 가득한 얼굴로 찾아온 보름달
그 손자국보다 많은 소원들이
깊은 하늘을 떠돌고 있다

image.png

정월대보름/ 윤보영

오늘 밤 달이 뜨면
그대 생각
달에 걸고 싶었는데
안 되겠다

달을 보며
보고 싶은 사람
생각 꺼낼 사람 많을 텐데
더 밝아진 달을 보고
마음 아파할 수 있을 텐데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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