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우리글 이벤트 645. 정답 발표.
오늘이 절기상으로 소설(小雪)입니다. 24절기의 스무번째에 해당되는 절기입니다. 이때부터 점차 겨울로 들어서지만 아직 따뜻한 햇볕이 남아 있어 작은 봄이라고도 부르기도 합니다.
소설은 눈이 적게 온다고 하여 붙은 이름입니다. 소설 추위는 빚내서라도 한다는 말이 있듯이 첫얼음이 얼며, 첫눈이 오기 때문에 시래기를 엮어 달고, 무말랭이, 호박오가리, 곶감 말리기 따위의 겨울나기 준비에 바쁩니다.
소설 무렵인 음력 10월 20일께는 손돌추위가 온다고 합니다. 해마다 이날은 강풍이 불고 날씨가 찬데, 그래서 강화에서는 뱃길을 금하기도 했습니다. 옛날에는 창호지도 덧바르고 땔감도 준비해야 하지만 주부들에게는 뭐니 뭐니 해도 김장이 가장 큰일이었습니다.
지금이야 핵가족으로 식구도 적은 데다가 예전과 달리 다양한 먹을거리가 있어 김치를 덜 먹게 되었지만 여전히 김장은 주부들이 치러야 할 큰 과제라고 해야 하겠습니다. 한겨울에도 묻어둔 독에서 꺼내 먹을 수 있는 싱싱한 김치는 한국인의 첫째가는 반찬입니다.
소설엔 첫눈이 온다는 날인데 오히려 싸늘하게 파란 얼굴입니다. 돌을 던지면 쨍그랑 소리가 날 것 같은 파란 하늘이 바라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날 것 같습니다. 이제는 파란 하늘이 가을이 아니라 겨울을 느끼게 합니다. 억새꽃도 구절초도 모두 힘을 잃고 철새들도 높이 날면서 길을 떠나는 시기입니다.
정답은 복, 귀신입니다.
‘제 복은 귀신도 못 물어 간다’
복은 하늘이 내리는 것입니다. 사람들 사이에도 정해진 몫이 있듯 하늘이 내리는 복은 그 누구도 빼앗을 수 없음을 비유하는 말입니다.
누구나 복을 받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온갖 복을 다 받은 것처럼 보이고 나는 왜 이 모양일까 하면서 스스로를 박복한 사람이라고 한탄을 하면서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복은 내가 달라고 해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조상 대대로 복을 지어야 내리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옳습니다.
복 중에도 여러 가지 복이 있습니다. 유교에서 말하는 다섯 가지의 복. 곧 수(壽), 부(富), 강녕(康寧), 유호덕(攸好德), 고종명(考終命)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유호덕과 고종명 대신 귀(貴)와 자손중다(子孫衆多)를 꼽기도 합니다.
수명을 다 하고 떠날 때 선하게 떠나느냐 욕을 먹고 떠나느냐의 차이가 인생의 큰 복이라 하여 고종명(考終命)을 오복의 하나로 치기도 합니다.
실제로 우리 생활에서는 이를 오복의 하나라고 했습니다. 이가 튼튼해야 잘 먹을 수 있고 잘 먹어야 몸이 건강해서 일을 잘 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몸으로 하는 일이 대부분이라 건강은 필수였습니다. 또 부모복이나 자식복을 들기도 하고 부부사이에도 남편 복이니 처복이니 하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복을 받을만한 그릇을 준비하고 있느냐에 달렸습니다. 됨됨이가 쪽박이면 쪽박으로 받을 것이고 큰 독이라면 독으로 받을 것입니다. 남의 복을 탐내지 말고 내 그릇을 넓혀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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