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37.

in #steemzzang11 hou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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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 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 말을 들었다. 토지를 세 번만 정독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고 한다.

우리 문학의 금자탑이라 할 토지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석처럼 빛나는 문장을 발견하게 되는 행운이 찾아온다.

이 때부터 모자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강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거부였다. 무슨 까닭으로 자애스럽던 어머니는 남보다 먼 사람이 되었는지 모를 일이었다. 치수의 소년 시절은 어둡고 고독했다.

이 세가지 기억의 둘레에는 늘 몇 사람의 얼굴이 맴돌았다. 문의원과 구관선사, 바우 내외와 월선네였다.

사명감이라는 것도 식자깨나 배운 놈의 허울 좋은 겉옷이요. 헤치고 보면 크게 격차 나는 게 아니지. 사람의 존엄이란 능동에 있는 게 아니며 이치에 대한 파동에서 지켜져나가는 게야.

  • 토지 제2편 추적과 음모 9장, 과거의 거울에 비친 풍경 중에서-

제46회이달의작가상공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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