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조팝꽃 떨어지자 이팝꽃 흐드러진다
보릿고개 가까워
허기는 턱밑까지 차오르는데
조밥 먹고 가파른 고개 넘을 생각에
고슬고슬 이밥 한 그릇씩
눈으로라도 먹어보라고
뻐꾸기 울기 전에
둘러앉아 볼이 미어지도록 먹고 가라고
먹다가 목이 메이면
상춧잎에 이슬 털어 샘물 떠 마시라고
입하(立夏) / 곽효환
담장 너머 다시 꽃이 피었다 지고
산 너머 봄이 머물다 가면
손톱 끝에 봉선화 꽃물
대롱대롱 매달려
아스라이 져 가는데
노을빛 고운 저녁 무렵
바람을 타고
작은 그리움이 큰 그리움을 부른다
작은 슬픔이 깊은 슬픔을 부른다
그리고 혹은 그렇게
여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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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가 되는 시에요.
보릿고개를 겪었으면 나이 먹을만큼 먹은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