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반항

in #steemzzang9 days ago

국화11.jpg

<꽃의 반항>

---김 광 림---

꽃은 꺾인 대로 화병에 담아 채우면
금시 향기로워 오는
목숨인데
사람은 한번 꺾어지면
그만 아닌가

지금은
한 아람씩 피어 물은 입술로
신의 이름을 핥으며 있는 시간
꽃은 열반으로도
관음보살의 발바닥에서
피는데
전쟁만 남고
억울한 것은 상기도 젊은 건가

아름다움과 동경을
잃어버린
다음의
꽃은 검은 눈시울
꽃은 스스로의 눈짓을 돌리는 아픔
꽃은 십자가에 걸리는 죽음
인가

결국은
한없이 꺼져드는 울음을
속으로만 물어뜯다가
죽은 자를 모반하여 피는
꽃은 수없이 무너뜨린 가슴에게
미안한 열매를 마련하지 못하는 구실의
화병인데
사람도 그만 향기로울 데만 있으면
담아질 꺾이어도 좋을
꽃이 아닌가

10월13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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