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봄>
---오 규 원---
저기 저 담벽, 저기 저 라일락, 저기 저 별, 그리고
저기 저 우리집 개의 똥 하나, 그래 모두 이리와
내 언어 속에 서라. 담벽은 내 언어의 담벽이 되고,
라일락은 내 언어의 꽃이 되고, 별은 반짝이고,
개똥은 내 언어의 뜰에서 굴러라. 내가 내 언어에게
자유를 주었으니 너희들도 자유롭게 서고,
앉고, 반짝이고, 굴러라. 그래 봄이다.
봄은 자유다. 자 봐라, 꽃 피고 싶은 놈 꽃 피고,
잎 달고 싶은 놈 잎 달고, 반짝이고 싶은 놈은 반짝이고,
아지랑이고 싶은 놈은 아지랑이가 되었다. 봄이
자유가 아니라면 꽃 피는 지옥이라고 하자. 그래 봄은
지옥이다. 이름이 지옥이라고 해서 필 꽃이
안 피고, 반짝일 게 안 반짝이던가.
내 말이 옳으면 자, 자유다 마음대로 뛰어라.
이번 주말에 인천 대공원을 가봐야겠어요
그 난리통의 날씨속에 벚꽃이 잘 버텨 주었을지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