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지하철에서.
지극히 평범한 외모의 한 젊은 여성이 눈에 띄었다. 소박하고 단정한 옷차림에 학생 같은 백팩을 멘 그녀의 오른손에는 검은색 하드케이스 서류가방이 들려 있었다. 도시 하나를 궤멸시킬 수 있는 소형 핵폭탄이 들어 있는 가방을 차지하려고 싸우는 영화(미션 임파서블)에 등장한 그 가방과 똑같이 생겼다. 핵폭탄이 아니라 생화학무기였나. 어쨌든.
꽤나 이질적인 그 조합을 본 순간, 일상을 벗어나 다른 차원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졌다. 그 여성이 내리자 나도 모르게 안도하는 마음이 들었다. 영화를 너무 많이 본 모양이다.
하지만 그 여성이 갑자기 가방을 열고 소음기가 달린 권총을 꺼내든다 해도 소스라치게 놀랄 것 같지는 않다. 요즘 시국에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 영화보다 기괴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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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ccessgr.with (74) 5 days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