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해

in #krsuccess2 days ago

출근 시간 지하철 안. 20대 중후반 정도로 보이는 젊은 남자가 괴테의 ‘파우스트’를 읽고 있었다. 그것도 ‘종이책’으로.

으음. 신기해.

힐끔힐끔 그 남자를 관람했다. (‘관람’이라는 단어가 어쩜 이렇게 딱 들어맞는지)

겉모습은 단정하고 깨끗하다. 그런데 외모에 신경 쓰는 성향은 아닌 듯하다. 그가 지금 걸친 옷차림 그대로 30년 전, 혹은 30년 후로 점프한다고 해도 그 시대와 잘 어울릴 것 같다.

자. 그럼 이제 얼굴을 살펴보자. 먼저 헤어 스타일. 요즘 유행하는 ‘바가지 머리’가 아니라 살짝 긴 머리카락을 넘겨 이마가 드러난다. 옷차림과 함께 머리 모양도 유행을 타지 않는 스타일이다.

조형적으로 비례가 잘 잡힌 전형적인 조각 미남은 아니다. 하지만. 그냥 무심코 쓱 쳐다보면 전체적으로 ‘잘생겼네’라는 느낌을 주는 얼굴이다. 진지함과 우울질이 7:3 비율 정도로 섞인 눈빛과 표정.

나는 이런 얼굴을 ‘주인공 얼굴’이라고 부른다. 아주 잘 생겼다고 할 수는 없지만 주인공 역이 딱 어울리는 그런 얼굴. 배우 맷 데이먼 같은.

어쨌든. 신기해. 신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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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저도 아직 파우스트를 못 읽어봤는데, 재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