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숲, 남양주 축령산-1 수리바위
치유의 숲, 남양주 축령산-1 수리바위
축령산은 울창한 잣나무 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를 통해 심신의 안정과 치유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서울 근교에 있어 접근성이 좋으면서도 자연 속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산이라는 설명에, 영화 촬영지로 자주 활용될 만큼 아름답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는 말까지 더해져 무작정 축령산으로 향했다.
2025.06.06
같이 산다는 건 단순히 밥만 먹고 잠만 같이 자는 걸 의미하지 않는다. 같이 공감하고 시간을 공유할 수 있는 활동이 필요하다. 우리 부부에게는 그것이 일주일에 한 번 교회에 따라가는 것과 등산, 딱 두 가지뿐이다. 전자는 아내의 요구, 후자는 나의 요청.
사실 혼자 가는 게 여러모로 편하지만, 굳이 아내와 함께 가려는 이유는 부부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예의라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행은 늘 기다림과의 싸움이다. 그날도 아내는 출발 지연으로 나를 분노의 롤러코스터 꼭대기까지 몰고 가는 데 성공한 것처럼 보였다.
6시쯤 출발하자는 나의 요청은 철저히 무시당했고, 새벽기도를 다녀와서 가겠다고 했다. 어차피 아내를 위한 등산이라 생각하고 체념하기로 했다. 7시 반이 넘어 나타나 8시에는 출발할 수 있겠구나 싶었지만, 그때부터 계란 삶고, 감자 찌고, 짐 챙기고, 화장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결국 9시가 다 되어서야 출발할 수 있었다.
참는다고 능사는 아니다. 풀리지 않은 분노의 응어리가 가슴속에 묵직하게 자리 잡았다. 가는 동안 계속 투덜거리면서 마음이 불편했다. 혼자서도 잘 다니는데 이렇게 꼭 같이 가야 하나 하는 후회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축령산 등산로는 축령산 자연휴양림을 통해서만 갈 수 있어 자연휴양림 입장료(1000원x2)와 주차비(3000원)를 지불해야 한다. 설악산 같은 국립공원 입장료도 모두 폐지되었는데 입장료를 요구하는 게 어처구니없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휴양림 입구에 들어서자 아름드리 잣나무들이 빼곡히 하늘을 향해 뻗어 있었다. 아마 이 모습이 축령산에서 가장 감동적인 전경이라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았다. 서울 주변의 검단산이나 예봉산과 비교해서도 별로 나을 게 없는 산이 100대 명산이라는 사실에 솔직히 실망했다.
곧 잣나무 숲은 사라져 버렸고 잡목과 좁은 산길만이 우리를 안내했다. 와이프는 내가 풀리지 않는 분노를 억누르고 있다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계속 재잘거리며 신경을 곤두서게 만들었다.
수리바위
축령산 정상 부근에 있는 커다란 바위로, 마치 독수리가 날개를 펼친 듯한 모양을 하고 있다. 축령산 등산 코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이며, 정상에서 수리바위까지 가는 길은 비교적 완만하여 편안하게 경치를 즐길 수 있다. 탁 트인 전망을 감상할 수 있는 첫 번째 전망대 같은 곳이다.
마지막 사진!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독수리가 연상이 되네요~
사진 최고에욥~ ^^ 👍
감사합니다. 사진보다 바위가 그렇게 생겼네요 ㅎㅎ
제가 자주 막걸리를 마시는 산자락이어서 반갑네요.(올라가지는 않습니다.)^^
올라가면 더 좋은 곳이 있을텐데... 아쉽네요.
요구와 요청 이란 말이 공감 됩니다. ^^
감사합니다.
바위가 아주 기막힌 곳에 자리를 잡고 있내요 !!
늘 토닥 거리시면서도 그래도 함께 잘 다니시는 모습이
참 좋습니다 ^^
그러게요. 헤어지지 않으려면 어쩔수없어요 ㅎㅎ
독수리 바위는 진짜 누가 조각해 놓은거 같은 느낌이네요.
아내님과 등산의 결말이 궁금하네요. ㅎㅎ
미리 말씀 드리면 해피엔딩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