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간의 대가족 여행

in #krlast month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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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부모님을 포함한 온 가족이 함께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일상이라는 무심한 흐름 속에서 서로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 나눌 시간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이번 여행을 통해 새삼 느꼈습니다. 함께하는 이들이 가족이라는 사실만으로도 그 여정은 이미 의미 있었지만, 다행히 여행의 조건들 또한 더할 나위 없이 완벽에 가까웠습니다.

여행을 떠난 날에는 거센 봄비가 내려 마음이 조금 무거웠습니다. 계획이 어긋날까 걱정했지만, 다음 날 아침 눈을 뜨니 하늘은 놀랍도록 맑게 개어 있었습니다. 따뜻한 햇살이 퍼진 길 위로 피어오르던 봄의 기운은, 마치 우리의 여행을 축복하는 듯했습니다. 부모님은 밝은 얼굴로 산책을 나서셨고, 우리는 그 모습에 은근한 안도와 기쁨을 느꼈습니다.

숙소로 정한 호텔은 조용하고 세련된 분위기로 우리 가족 모두를 만족시켰으며, 들른 맛집들 또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음식마다 정성이 느껴졌고, 한 끼 한 끼가 소중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부모님께서 “너무 좋다”고 말씀하시는 순간순간이 가장 값진 보상이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곳은 한 신상 카페였습니다. 이 도시는 항구가 내려다보이는 뷰로 유명한데, 그 중에서도 그 카페는 단연 최고였습니다. 유명 파티쉐가 직접 운영하는 곳이라 그런지, 빵 하나하나가 정교하고 깊은 맛을 품고 있었고, 커피는 어떤 종류를 선택해도 고유의 향과 풍미가 살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거대한 창을 통해 탁 트인 항구 풍경을 바라볼 수 있어, 그 자체로도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었습니다. 넓은 내부는 다양한 인테리어 요소들로 채워져 있어 구석구석 둘러보는 재미가 있었고, 세련되면서도 아늑한 공간은 우리의 대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하지만 여행의 즐거움 속에서 문득문득 스쳐가는 슬픔이 있었습니다. 부모님의 모습이 예전보다 훨씬 작아지고, 천천히 걸으시는 뒷모습에는 세월의 무게가 고스란히 묻어나 있었습니다. 마음 한켠이 아려왔습니다. ‘좀 더 젊으셨을 때, 더 자주 모시고 다닐 걸’ 하는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그간 바쁘다는 핑계로 얼마나 많은 시간을 흘려보냈는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여행은 끝났지만, 마음속에는 따스함과 함께 다짐이 남았습니다. 남은 시간 속에서 더 자주 함께하고, 더 많이 웃으며, 더 깊이 사랑을 표현해야겠다는 다짐입니다. 늦기 전에 더 많이 보여드리고, 더 많이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시간이 남아 있을 때, 사랑하는 이들에게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습니다.

“가장 후회하는 일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한다 말하지 못한 채 시간을 흘려보낸 것이다.” — 레오 버스카글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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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과 아이들과 행복하고 즐거운 추억 만드셨군요.

잘 하셨네요.
앞으로 자주 여행하시면 돼죠. ㅎㅎ

부모님의 그 한마디 " 너무 좋다 "
앞으로도 오랜 시간 그 한마디를 듣기 위해....
많은 곳을 다니셔야겠어요 ...
아 물론 저도 ^^

좋은 여행 하셨네요. 건강하실때 자주 얼굴 보여 드리는게 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