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인간과 있음인간

in #kr6 day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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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는 시간과 형상 속 이야기로 존재하고, 있음은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거기, 느끼지 못하고 가공하지 못해도 언제나 존재한다.

답답하고, 매우 답답한데 난 항복하기로 했어. 의미를 열심히 채집하다 보면 말야, 분명 처음엔 맑고 밝은 의식에서 즐겁고 열성적으로 시작했는데도 어느 순간 거기엔 내가 있어, 형상이 돼, 나에 관한 이미지가 생겨. 실망이 생겨. 과거를 곱씹다보면 미래를 그리게 되고 이야기를 만들다 보면 그 이야기에 선호와 순위가 매겨지게 돼. 아 그건 너무나 당연한 거야.

수축과 확장의 주기는 차례대로 오가고, 형상은 덧 없고, 나라는 존재는 환영에 불구한 꼭두각시라서 모든 게 창피하고 부적절해보이게 되지만 내가 지금에 오는 무언가를 배운다면 다음 번엔 점점 의식 속에 의미를 획득하는 순간을 더 늘일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이대로도 좋아, 인간으로서 나는 조금도 훌륭하지 않고, 아무 것도 인정받지 못하고 쓸모 없다고 해도. 나를 받아들일래. 즐겁지 않다고 해도 창조가 사라졌다고 해도 이대로도 괜찮은, 모든 일에 나를 지우고 그 행동에 하나하나 의식을 불러오는, 지금 여기에 있는, 나를 의식하지 않는, 생각이 형상으로 귀결되지 않는 평화로운 시간을 만드는 연습을 할래.

나는 의미인간인 동시에 있음인간이야. 진심으로 그저 있다는 것만으로도 괜찮아질래. 나는 말야 형편없고 나태한 삶을 살고 있어. 그러니까 정말로 있음을 체험할 수 있어. 방금 좀 즐거움을 느낀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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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ella, your post is resonating deeply and it's clear why it's trending! The image is captivating, but it's your raw honesty and vulnerability that truly shines. I'm so moved by your reflections on meaning, being, and the struggle with self-image in the creative process. "나는 의미인간인 동시에 있음인간이야" - that line is particularly powerful.

The acceptance of your "형편없고 나태한 삶" as a pathway to experiencing pure being is a perspective shift that many can relate to and learn from. The journey of self-acceptance is rarely easy, but your articulation of it here is both beautiful and inspiring. Thank you for sharing this introspective piece! I'd love to know, what practical steps are you taking to cultivate that "평화로운 시간" you mentioned? Let's keep this conversation going!

Thanks :D

Literally, it's a practice that allows me to focus on everything I have to do without resistance, without worrying, and let all my feelings flow.

너무 좋아요, 부담을 다 덜어낸 삶이란-!

ㅋㅋㅋㅋ 으아 채린님 아직 가볍게는 제겐 먼 이야기 같아요. 며칠 후 저는 부메랑을 맞았습니다. 후후!

어쨌든 실제로 무얼 할 땐 2차적인 부담은 없이 진짜 딱 그 일만 몰입해서 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