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용문사 대웅전으로 올라가며
전국의 사찰중에서 사천왕문을 지나 대웅전으로 올라가는 길의 구성이 가장 뛰어난 곳이 아닌가 한다.
대웅전에 올라가려면 고개를 숙이고 몸을 낮추고 강당의 계단을 올라가는 경우가 많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는 부석사였던 것 같다.
부석사에서 무량수전으로 올라가려면 한참을 올라가서 마지막으로 고개를 숙이고 누각밑의 계단을 통해 올라가야 한다.
부처님 뵈러 왔으니 고개를 숙이라는 뜻일 것이다.
용문사의 강당은 그리 오래되지도 않았다. 돌로 만들어진 계단은 대웅전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효과를 나타낸다.
대웅전 현판 좌우의 용조각이 눈에 띄었다. 용문사라고 해서인지 용이 많이 조각되어 있다.
용문사 대웅전의 바깥 모양 중에서 가장 특색있는 것은 대웅전의 처마 네구석에 용이 새겨져 있다는 것이다.
통상 처마밑 네구석에는 봉황이 새겨져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용이 새겨져 있다. 용이 많이 새겨진 것은 불이 나지 말라는 주술적 의미라고 한다.
용은 용왕으로 물을 상징한다는 것이다. 물의 기운을 많이 새겨놓으면 화의 기운을 누룰 수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의 불교사찰들은 운좋게 남은 한두개 정도만 제외하고 거의 모두 임진왜란 때 불타없어졌다.
아무리 용을 새겨 물의 기운을 강하게 만들었다 하더라도 인간이 고의로 저지른 불질을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는가?
대웅전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주변을 한바퀴 먼저 둘러보았다.
절의 벽면이 지니고 있는 단순한 아름다움을 좋아한다.
기둥과 네모의 조화가 아름답게 느껴진다. 그래서 절에가면 항상 옆벽면의 모습을 찍는다.
내가 디자인에 능한 사람이라면 이런 장면을 보고 뭔가 영감을 얻었을 것 같다. 그러나 그런 쪽하고는 거리가 머니 보고 그냥 좋을 뿐이다. 그냥 좋은 것이 제일 아니겠는가?
대웅전 뒤쪽의 조금 높은 곳에 올라갔다가 앉아서 명상을 하고 있는 사람을 보았다.
방해안되게 조용하게 살짝 사진을 찍었다.
허리를 똑바로 세우고 명상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살면서 저런 여유를 지니고 있는 것이 행복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대웅전 건물 뒤가 가장 조용한 곳이다.
다음에 절에 가면 대웅전 뒤에서 명상을 해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웅전 건물 뒤 명상... 좋은 아이디어 같습니다. 저도 한번 가게되면 시도해 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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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절에 가면 처마끝도 유심히 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