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관(閉關)의 매력
푹탈곰파는 아직 아니야, 미소짓는 붓다 vs 명상하는 킹콩, 절벽에 세워진 영적 요새(Spiritual fortress), 현관장엄(現觀莊嚴)의 절벽, 영성의 벌집(Spiritual honeycomb), 보리맛 성토(聖土)에 이어서
수행자들이 사회적 관계를 떠나 홀로 지내는 방법 중 가장 극단이 감각이 들어올 여지를 최대한 막아 버리는 것이다. 동굴로 들어가 입구를 막고 어두컴컴함 속에서 마음을 온전하게 바라보는데 이를 폐관(閉關) 수행이라고 부른다. 폐관은 감각의 문에 빗장을 걸어버린다는 뜻이다.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고요함의 초기 그 강화된 고요함 때문에 오히려 인식의 작용과 현상이 아주 날카롭고 세밀하게 펼쳐지니 그 인식의 선명함으로 인하여, 그것이 환상이든 결핍에 대한 더 큰 목마름으로, 큰 어려움도 겪겠지만 자발적으로 선택한 길인 만큼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충분한 인욕과 정진의 시간이 지나갈수록 마음 자체도 일어나고 사라지는 현상의 하나일뿐임을 이해하게 된다. 그렇지만 일어나고 사라지는 현상으로서의 마음을 알고 보는 바로 그 마음은 결코 사라지지 않았음을 체험으로써 꿰뚫어 알게 되고 윤회와 열반에 대한 새로운 자각(無主處涅槃, 머물러야 할 천국 혹은 열반도 없음)이 생겨난다. 이렇게 생겨난 지혜는 결코 퇴보가 없고 생겨나지도 않고 사라지지도 않는 그 마음을 의심하지 않게 되면 이 몸 받고 태어난 '나'라는 존재가 영원하지 않지만 일어나고 사라지는 그 마음의 연속성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 이 몸을 받은 마음이 영원하거나 죽으면 끝이 날 것이라는 두려움이나 허망함은 없어진다. 정확히 말하자면 생겨나고 사라지는 마음의 연속성을 아는 그 마음은 죽지도 않고 사라지지 않는다. 폐관의 매력은 윤회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변화에 대한 인식을 다른 수행보다 극단적이고 강렬하게 바로 잡아준다. 그렇기 때문에 얻고 잃음, 명예와 망신, 칭찬과 비방, 즐거움과 고통이라는 여덟 가지 경계의 바람에 미혹 되지 않을 수 있다. 왜? 이것들은 영원하지 못하기 때문에 만족할 수 없고 그 영원하지 않음을 아는 그 마음만이 결코 생겨나지도 않았고 사라지지도 않고 연속되기 때문이다. 그 마음은 윤회 속의 지혜의 몸이 되고 열반 속의 윤회의 몸으로 연속 될 수 있다. 다만 물질적 폐관이 아니라 물질과 정신이 만나는 경계면에서 일어나는 감각에 대한 인식에서 2차로 발생하는 감정의 폐관이 온전해야 한다. 두번 째 독화살(감각에 대해 즉각 일어나는 감정)을 맞지 말라고 하지만 두번째 독화살은 스스로의 마음이 허망하게 만드는 것이다. 알아차림(sati)이 문지기가 된다는 의미에서 폐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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