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810 기록
돌핀 호텔(Snow Leopard Lodge)에서 마지막날이다. 언제 다시 올지 기약이 없지만 이런 곳에 파뭍혀 한달 정도 묵고싶다. 물론 외국이면서 반고립 상태이니 불편함은 어느정도 감수해야 하지만 지금껏 살아온 풍족과 안락함이 누군가의 희생과 배려로 누려왔다는 걸 생각해 본다면 이정도 불편함도 엄청난 사치이다. 노동의 댓가로 돈만 지불하면 된다는 생각이 사람을 아주 경솔하게 만든다. 특히 이 척박하고 추운 산골에서 단지 6개월만 허락되는 기간에 밭을 가꾸고 가축과 함께 자급자족하며 살아가는 분들의 투박하지만순수한 미소에 경외감이 든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판공초나 초모리리보다 울레라는 산골 마을 산 위의 호수(shesrab saboo pso)가 다른 사람들이 모르는 나만의 숨켜둔 노래처럼 그런 곳이 될 것이란 기대감으로 찾아갔으나 결국 길을 잃어버리고 돌아왔다. 그렇지만 4,400미터 즈음 길잃은 산 정상 가까이에서 실망보다 아름다운 위안과 은총을 선물받았다.
라다크의 울레마을 높은 산 바위틈에서 뜻밖에 만난 낯익은 데이지는 순수, 우정, 숨겨진 사랑이란 꽃말을 가졌다. 우리 마음 속에게 그런 소중한 가치를 애써 찾아 꽃피우라고.
ps. @choonza, @zenzen25과의 여행에서 예상밖의 상황을 마주칠때 보통 이런 경우 사람들은 짜증나거나 당혹스런 그렇고 그런 상황인데 그들은 어떤 일이 펼쳐질지 오히려 들뜸과 호기심으로 아기같이 마냥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솔까 나는 놀랍기도, 부럽기도, 사랑스러웠다. 그런면에서 그들은 아주 미친 순수녀들이다.
부럽습니다.
여행 잘 하고 계사는 군요.
아프지 말고 잘 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