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가 없으면 난 못살아

in #zzan2 days ago (edited)

어머니에게 엄마 우리 집에서 누가 제을 예쁜지 아세요 하니 나지 하신다.
그래서 맞아요, 우리 집 예쁜 어린이 제일 예뻐요 하니 그렇지 난 어린이지 하신다.
그러시더니 너무 그러지 말아라 에미가 속상해한다, 하신다.
그 참에 아내가 그러게요,라며 응수를 하고 밖으로 나간다.
바쁘니 일어서는 것이다.
온종일 밭에서 콩모종 팥모종 하고 이제 들어왔으니 할 일이 태산이다.

그런데 나가는 며느리를 보고 내게 장난을 하신다.
거봐라 며느리 삐져서 가자니 하시기에 그러게요 큰일이네요, 잘못했다고 빌고 올게요 하고 따라나선다.
나의 속내는 옷을 갈아입고 올 요량이었다.
밭에서 온종일 뒹굴었으니 옷이 땀과 흙으로 범벅이 되어 완전 흙 강아지가 따로 없는 형국이라 옷을 갈아입고 왔다.

에미 어디 갔는지 안 보이는데요, 단단히 삐졌나 봅니다, 했더니 어머니는 난 며느리 없으면 못 사는데 하신다.
너무 진지하시니 다른 말을 할 수가 없다.
그냥 잠자코 듣고 말없이 앉아있으니 에미 어디 갔냐 물으신다.

글쎄요 안 보이는데요, 아무래도 도망간 거 아닐까요 하니, 도망 안 가 도망을 왜 가니 하신다.
아니 내가 어머니가 더 좋다고 하니 삐져서 도망갔나 봐요 했더니 도망 안 가, 도망은 왜가, 하신다.
확실해요, 하고 여쭈니 그럼 도망 안 가지 며느리가 날 두고 가길 어딜 가니 하신다.

아들에 대한 믿음보다 며느리에 대한 믿음이 더 큰 어머니 아들에게는 야단치는 일이 있어도 며느리를 향해서는 절대로 서운한 이야기도 한마디 안 하시는 며느리 사랑 끝판왕 어머니 그런데 착각인지는 몰라도 어머니가 며느리 생각하는 것보다 사실은 며느리가 시어머니 생각하는 게 더 크다는 게 내 눈에는 보인다.

그런데 어머니도 그걸 아신다.
그렇다 보니 끝판왕 내 사랑 며느리 아닌가 싶은데 그래서 난 말조심해야 한다.
여차하면 난 두 여자의 사랑이 아니라 두 사람의 공격을 받아야 한다.
웃자고 하는 말이지만 한마디로 난 처신울 잘해야 한다.
그게 모든 걸 지키고 무탈하게 사는 법이다.

집사람이 저녁 준비 됐다고 말하며 방문을 열고 들어오니 거봐라 어딜 가니 저녁준비 하러 갔지,
내 말이 맞지라며 우리 며느리 도망 안 가, 하신다.

볼수록 점점 귀여워지고 사랑스러운 우리 어머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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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

@steemzzang, this is such a heartwarming slice of life! The dialogue you've captured between you, your mother, and your wife is absolutely precious. It really highlights the beautiful bond between your mother and daughter-in-law, and your place right in the middle of their affection! The humor is spot-on, and the ending line about your mother getting cuter and more lovable is just perfect. This is the kind of genuine, relatable content that makes Steemit special. Thanks for sharing this delightful moment!

Anyone else have a funny family dynamic they can relate to? What heartwarming stories do you have about the bonds between family members? Let's share some love in the comments!

아들 어머니 대화가 정겹습니다.
참 보기 좋은 고부간이시구요.

카톡에 메시지 있어요, 천운님.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