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이겨 내셔야 하는데

in #zzan13 days ago

의연한 척하셔도 힘드신 거 같다.
어찌 그렇지 않겠는가
많이 수척해 지신 거 같기도 하다.
좋은 곳에 잘 모시고 왔다고 말씀드리니 수고들 했다며
좋은 데 가셨으니 됐다고 말씀하신다.

아버지를 모신곳은 물론 그간의 과정을 설면드리니 흡족하게 생각은 하시는 거 같다.
그리고 하시는 말씀이 나도 빨리 가야 하는데 그래야 하는데 이런 말씀은 왠지 서운하게 들린다.
그래서 말씀드렸다.
아버지가 어머니 건강하게 해 주실 것이라 말씀하셨고 아버지의 이루지 못한 꿈 꼭 이루어 백세 하시고 오셔야 한다고 하셨으니 그러셔야 합니다. 했다.

퍽이나 그러셨겠다 말씀은 하시는데 싫지는 않으신 거 같다.
어머니의 정신건강은 무척 젊다.
그러나 몸은 제대로 움직일 수 있는 게 없으시다.
이제는 눈까지 잘 보이지 않는다.
심해지기 전에 녹내장 수술 하고 관절만 어떻게 하셨으면 뛰어다니실 거 같은 어머니
그 어머니는 이제 몸으로 하실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으시다.
그 모습 바라보는 자식은 안타깝고 가엽기만 한데 아기를 키 눈다는 생각으로 임하면 어머니가 한없이 사랑스럽고 귀엽기만 하다.

늙으면 아기가 되는 거라 말씀하실 때는 부끄러워 까지 하시며 며느리만 찾으시는데 내가 혼자 어머니를 지켜 드릴 때는 달리 말씀하신다.
아닌 척 참으시다가 젖은 기저귀를 갈아드리려면 아들도 하는 거란다 말씀하시는데 그전에 꼭 묻는 말씀이 에미는 어디 갔니 혹은 언제 오니 하신다.

사실 나는 옆에서 지켜보거나 같이 놀아드리고 밤에 어머니 옆에서 잠자는 것이 다다.
궂은일은 모두 아내의 몫이다.
아내가 어머니에게 하는 것을 보면 천사가 따로 없다.
아마 딸도 매일같이 이렇게는 못하지 싶다.
요양원으로 가시겠다고 하실까 봐 염려를 하는 사람이 아내다.

이런 거 보면 뿌린 대로 거둔다는 게 맞는 말 같다.
3년간 아들대신 연애를 하고 며느리로 맞이하고는 금이야 옥이야 하시더니 그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옥이야 금이야 하고 있다.
나는 그래서 누가 우리 보배를 업어 갈세라 밤이면 어머니를 잘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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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큰일 겪으셨군요?
어머님이라도 더 건강하셨으면 합니다.
천운님도 도도임님도 건강 챙기시구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