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잠
아침식사를 마치시고 곤하게 주무신다.
요즘 들어 잠을 많이 취하시는 거 같다.
따분하니 잠이나 자자 이런 것일 수도 있고 마음 편하니 잠이나 자자 이런 것일 수도 있다.
어느 경우이던 편하게만 주무시면 다 괜찮지 싶다.
사람의 경우 하루 평균 8시간은 자야 한다는데 내 알기로는 어머니의 경우 5시간도 못 주무신 날이 수두록 하다.
밤늦게까지 빨래 같은 것을 해야 했고 새벽 일찍 일어나 출근하는 가족을 위해 아침 준비를 하셨다.
나는 지금도 죄송한 생각이 드는 게 아침 식사 안 하고 그냥 가면 안 된다며 3시부터 일어나 아침을 챙겨주시던 생각이 난다.
그 당시에는 하루 서너 시간 도 주무시지 못했던 것으로 나는 기억한다.
지금이야 교통이 좋아 버스던 지하철이던 두 시간 안에 가는 거리지만 당시에는 길동에서 신도림동으로 출근하려면 세 시간 이상 걸렸다.
8시 출근 작업 시작인데 집에서 4시에 나와 동대문 운장으로 가는 첫 바스를 타야 했다.
그리고 거기서 영등포까지 가고 영등포 시장에서 다시 신도림동까지 가야 했다.
이게 75년도 이야기다.
그때는 그렇게 다녀야 했다.
그러다 76년도 초인가 21번 24번 버스가 둔촌동에서 영등포를 바로 가는 게 생겼다.
그때 얼마나 좋아했던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어머니는 시골에 사실 때나 서울 생활하실 때나 밤잠을 제대로 주무신적이 별로 없어 보인다.
일곱 식구 뒤치다꺼리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만 하면 되는 것도 아니었다.
농사 지을 때는 들일도 앞장서야 했고 서울 올라와서는 직장을 다닌 거 아니셔도 부업으로 뭐든 해야 했다
그래서 생각하는 게 잠이라도 편히 많이 주무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많다.
그런데 여기저기 아프시다며 주무시면서도 어이 고야 아파라며 신음소리를 내신다.
온몸이 아프다면서 괴로워하실 때는 보는 나도 괴롭다.
그러나 딱히 해드릴 게 없다.
아아처럼 새근새근 꿀잠을 주무시면 그보다 좋은 건 없지 싶은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어머니 주무시는 모습을 보며 이런저런 생각능 하다 보니 나도 졸린지 하품이 연발로 나온다.
어머니 옆에서 한숨 나도 잘까 생각한다.
그래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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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 많으셨던 어머니 세대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