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글프지만 밥값을 하려는 모양이다.

서둘러 나서려다 보팅은 하고 나가자 했다.
그러나 로그인이 안된다.
이게 뭔 일이지 생각을 하며 다른 계정도 해보니 역시나 안된다.
어제부터 말썽을 부리는 거 같다.

그냥 나섰다.
8시 20분 예약이라 서둘러야 했다.
접수를 해놓고 기다려도 호명하지 않는다.
8시 10분 전에 도착하여 접수하고 30분이 넘었는데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럴 거면 왜 예약을 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앞선 진료객이 있는 것도 아닌데 뭐 하는 거지 싶어
안내 데스크에 물었다.

대답이 애매하다.
더 기다리니 불러서 들어갔다.
그 얘기가 그 얘기, 그 말이 그 말인 듯 말을 한다.
전반적으로 괜찮다는 이야기, 그러나 간과 췌장은 조현술 촬영을 해보자 한다.
못할 것도 없으니 해보자 했다.
만사불여 튼튼이라 하던가...

피부 반응 테스트를 거쳐 조심스러운 준비를 하고 혈관에 조형제를 주사하며 촬영을 하는데 숨을 들이켜고 숨쉬기를 멈추라 하기를 여러 번 끝에 촬영이 끝났단다.

1층에서 진료 상담할 때도 그러더니 촬영을 마치고 나오는데 같은 말을 여러 번 한다. 그 말은 물을 많이 먹으라는 것이다.
아무래도 조형제를 배출하기 위한 방법인 듯 열심히 물을 많이 먹으라고 한다.
그것도 3일간을 그렇게 하란다.
조형제가 인체에 좋은 게 못된가 보다.

물을 많이 먹으라 하는데 병원에는 그 흔한 식수대도 보이지 않는다.
병원에서 나오자마자 편의점에 들러 물을 샀다.
많이 먹을 생각에 1리터짜리를 샀다.
집으로 오는 길에 신호가 걸리면 무조건 물을 마셨다.
물먹는 하마처럼 그냥 마셔 댔다.
이렇게 마셔 대면 혈관 청소는 몰라도 위장 청소는 아주 깨끗하게 될 거 같다.

다행인 것은 위 내시경 조직 검사 결과가 이상이 없다고 한다.
위궤양 치료약만 잘 먹으면 될 거 같다.
이젠 서서히 몸이 나잇값을 한다.
서글프지만 밥값을 하려는 모양이다.

감사합니다.
2025/03/19
천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