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수없이 몰려오는 피곤

이유가 뭘까 생각해 본다.
그냥 피곤하다.
삶의 찌든 찌꺼기를 버리지 못하고 쌓인 게 내 안에 가득한 거 같다.
그래도 일어나 밭에 가보면 옥수수가 응원한다.
마치 청춘을 읊어주는 거 같다.
그러면 어디서 샘솟는지 또 힘차게 삶을 꾸려가기 시작한다.

일어나기 싫은 걸 뒤로하고 일어나 밭으로 갔다.
요소 비료를 주었다.
웃거름이라고 해야 하나 어제 오후에는 헌자 주었고 오늘 아침에는 같이 주었다.
같이 주니 일 머리가 알아서 기어간다.
마치 뱀이 제갈길 알아서 쏜살같이 기어가듯 그렇게 옥수수에게 거름을 주며 이랑을 걸어 나갔다.

일기예보를 보니 오늘 밤부에 비가 온단다.
잘 됐다.
거름 주고 비가 적당히 오면 이건 대박이다
마치 멍석 깔아놓고 막걸리 판을 벌였는데 지나가는 소리꾼들이 어울려 풍악까지 울려주는 격이 되는 것이다.

생각만 해도 신난다.
내가 옥수수라 생각해 보니 아주 신나는 일이다.
잘 크라고 응원으로 거름 주고 비까지 내려주면 옥수수는 게으름 피우며 지 크기 싫어도 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오늘쯤 이 피곤을 떼어 내고 싶다.
아무래도 이 피곤은 심리적인 것이 큰 거 같다.
내적 외적으로 생기는 환경들이 그렇게 만드는 거 같다.
이럴 때 이런 걸 잘 끊어 내는 것도 삶의 지혜이지 싶다.

오늘 어떻게든 상황을 변화시켜 보도록 노력해야겠다.
내 주변 상황도 결국은 내가 다 만든 거나 다름없는 거 아닌가 그러니 내가 헤치고 나가야 한다.
이런 게 삶이고 삶의 의미가 아닐까.
하늘은 흐려있고 뜨거운 것보다는 좋다.
오늘도 스티미언 여러분 모두 안녕하시기를 기원하며 줄이련다.

감사합니다.

2025/06/24
천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