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짓는 붓다 vs 명상하는 킹콩

in Wisdom Race 위즈덤 레이스3 day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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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탈곰파는 아직 아니야에 이어서

싱게가 포카르 종(Phokar Dzong )으로 가는 도중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 미소 짓는 붓다(Laughing Buddha)가 보이지 않아?"

아무리 보아도 내 눈에는 귀엽게 웃고 있는 킹콩이지 붓다가 아니다. 물론 모든 중생에게는 불성(佛性)이 자리 잡고 있으니 웃고 있는 킹콩 모습을 한 붓다이다.

화면 캡처 2025-06-05 221602.jpg
Kingkong looking at sunset

간단하게 웃어 넘길 수 있는 관점의 차이지만 이렇게 사소한 것에서 괴로움이 싹튼다. 일수사견(一水四見) 즉, 인간에게 물(水)이라고 보이는 대상을 천계(天界)에 사는 신(神)은 보배로 장식된 땅으로 보고, 아귀는 피고름으로 보고, 물고기는 보금자리로 본다는 뜻이다. 그렇게 보여지도록 직관적인 틀이 마음 속에 새겨져 있기 때문에 그렇게 보는 관점을 벗어나기 어렵다. 내가 보는 것과의 차이 때문에 남을 탓할 수 없지 않은가? 돈키호테에게 보여진 풍차: 일수사견(一水四見)

내가 보는 틀이 옳다고 주장하기 전에 그렇게 보여지는 틀이 모두에게 공통되는 이미지가 아님을 인정하여야 한다. 그래야 존중하는 마음이 생겨나고 상대에 대한 업신여김이나 증오심보다는 자비심의 씨앗을 키우는 토대(心地)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

불성(佛性)에는 특정한 이미지가 없으니 공(空)하다고 한다.

無相故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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