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에겐 컬트 같은...1
종교는 그 종교에 익숙한 사람의 뇌속에 아주 굳건한 정신적 틀을 새겨 놓는데 이것은 순수한 정신의 추구에서 본다면 문화로 인하여 오염되었다고 여겨질 수 있다. 우리는 옷에 혹시 똥이 뭍으면 더럽다고 말하지만 소똥구리에게 그것이 소중한 양식인 것처럼 오염은 한쪽이 우수함을 착각한 상대적 개념이다.
몸은 개조될 수 있지만 마음은 좀처럼 바꾸기 힘들다. 마음에 물든 습성으로 불교에 익숙한 사람이 성당에 들어가거나 기독교에 익숙한 사람이 절에 들어갈 때 느끼게 되는 이질감은 처음부터 궁금함과 열려 있는 순수한 마음으로 들어가기에 아주 높다란 문턱이다. 호기심에 간혹 이 문턱을 넘더라도 그 정신 문화적 장벽을 꿰뚫고 나가기가 좀처럼 힘들다. 모태 신앙이 천주교여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어릴 때 사찰의 일주문에 들어갈 때부터 공포스럽게 눈알을 부라리고 사람을 마구잡이로 밟고 있는 거대한 호법 신장들을 보면 찝찝해 하면서 괴상한 종교란 생각을 하였다. 소박한 성모상과 십자가 정도로 꾸며진 성당과는 다르게 법당에 들어서면 황금빛 찬란한 피부의 부처님과 현실에선 볼 수 없는 상징적 벽화들의 알록달록 화려함에 기가 질리고 사찰내 별도로 산신령을 모신 법당도 있어 불교인지 토착 신앙인지 잡스러운 짬뽕 정도로 생각되어 내키지 않았던 선입견은 한참 지난 지금 불교와 기타 동양 정신 문화에 대한 이해가 익숙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한 정신적 앙금이 사라지려면 이해가 먼저이고 또 보는데도 익숙해져야 한다. 그리고 나서도 받아들이고 편해지는 단계를 거쳐야 할 만큼 순수한 마음에 새겨진 오염의 장벽은 물론 걸리적 거리는 물체처럼 보이지 않아 투명하지만 물질의 장벽보다 부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타종교에 대한 비방은 쉽고 개종은 당연히 어렵고 종교로 인한 전쟁도 무수하다. 이해와 배려는 오래된 숙성이 필요한 법이다.
티베트 사자의 서를 통해서 처음 티베트 불교를 알게 되었을 때는 내가 이해하고 있던 불교와는 다른 괴상함의 극치였고 그 중심에는 신비스런 구루 린포체, 파드마 삼바바가 있었다.
그가 수행했던 법당에 들어서자 먼저 보게되는 두 기둥 위에 걸려있는 괴물의 대가리가 너 들어기만 해봐라 분노의 인상을 팍팍쓰며 겁을 준다. 벽에 그려진 공포스런 이미지의 벽화는 불교가 강조하는 지혜와 자비와는 거리가 먼 듯 보인다. 이런 곳에서 밤을 새가면서 명상한다면 자비심은 멀리 도망가고 무서워서 미쳐버리지 않을까?
컬트는 소종파(小宗派)라고도 부른다. 사회 격변기에 기존의 이데올로기가 제 구실을 못하고 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잃을 때 새로운 정신적 구심점이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종교적인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많지만 현대사회에서는 비종교적 컬트 집단도 출현하고 있다. 선민사상을 바탕으로 세워지는 경우가 많으며 급진적 원리주의 성향이 강화되면 사이비 종교 비슷하게 변질되기도 한다. 사실상 용례는 '컬트=사이비 종교'라고 봐도 좋다. 특히 영어권에서는 종교와 관련해 문맥상 'Cult'라는 표현이 사용되면 100% 사이비 종교를 의미한다고 봐도 좋다. 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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