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루 린포체가 수행했던 곳
이구카스팡, 헤미스 곰파에 이어 방문한 탁톡(Traktok) 곰파, 자연 암벽 동굴에 세워진 사찰로 파드마 삼바바(구루 린포체)가 수행했던 곳이라고 한다. 여행 오기전부터 춘자에게 동굴수행터 타령을 질리도록 강조하다 보니 거기에 맞추어 일정을 빠듯하게 짜둔 초모의 배려로 하루 일정 마지막에 들른 곳이었다. 헤미스곰파는 규모가 거대해서 어디를 봐야 할지 감이 안 잡혀 그냥 분위기만 느꼈고 이구카스팡은 작은 규모에다 이방인들에게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 사찰이지만 내게는 라다크의 첫 번째 방문 곰파이면서 특별한 정신적 체험을 일으켰던 곳이다. 이구카스팡의 곰파가 60년대 세워졌다고 들었는데 물론 한참 오래전부터 은둔 수행자들의 도량이지만 동굴수행터가 없는 것 같아서 아쉬웠다. 탁톡은 자연 암벽 동굴 그대로 수행 분위기가 1,200년 이상 보존되고 있으니 원하던 곳을 찾았구나 생각했다. 한두 시간 둘러보고 떠나가기엔 아까워 하루밤이라도 묵으면서 명상하면 정말 좋겠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라다크 곰파 투어 첫날이니 이런 생각은 당연했다. 후에 곰파만 집중적으로 다녀보니 익숙해져 저곰파가 그곰파 같아서 의욕은 자연스레 꺾여지니 지친 관광 매너리즘에 빠졌다. 세상사가 원래 그렇다. 처음에 뭔가 거창한 것을 찾으려는 의욕이 앞서다가 한참 헤매다보면 제풀에 지쳐 호기심은 사라지는데 그때 바로 내가 있는 그 자리가 가장 값진 곳이라는 자각이 일어난다. 꿈에서 깨고 보니 그 자리가 천국이더라는 선 수행자의 표현처럼 여행은 이런 측면에서 기분전환일 뿐이고 내가 생활하고 있는 그 자리에서 삶의 중요한 의미를 일으켜야 한다. 이곳에서 마음이 천국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불교에서 천국은 번뇌가 소멸되는 것이지.
라다크 여행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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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다시 태어나도, 우리> 함 보셔요. 후후.
당케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