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소설] 전기뱀장어의 꿈으로 튀긴 팝콘
뉴잉글랜드 수족관은 점점 줄어가는 관객으로 인하여 고심하다가, 다른 그 어떤 수족관도 시도해 본 적이 없는 일을 저질렀다. 바로 전기뱀장어를 한 마리 구입한 것이다.
전기뱀장어는 먹이를 먹을 때나 적에게 위협을 가할 때 엄청난 전류를 방출한다. 이 전기는 커다란 악어를 단 한 방에 기절시킬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뉴잉글랜드 수족관의 사육사 맥스웰은 전기뱀장어가 먹이를 먹을 때 방출하는 전류를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이 아름다운 생물이 전류를 방출하고 있다는 사실을 관객이 바로 알아챌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교육적 효과를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 수족관의 지명도를 높여 주리라.
그래서 맥스웰은 커다란 전구를 수족관에 설치해 보았다.
이 아이디어는 한 마디로 대박이었다.
맥스웰이 먹이인 작은 물고기를 던져주면, 전구가 격렬하게 반짝이면서 빛을 내뿜었다. 관객들은 이 광경을 보며 감탄의 환성을 터뜨렸다. 뉴잉글랜드 수족관은 이 전구 아이디어 덕분에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
맥스웰은 이번에는, 관객들에게 이 전기뱀장어의 능력을, 청각적인 측면에서 들려주고 싶었다. 맥스웰은 스피커를 설치하였지만, 치지직거리는 잡음밖에 들리지 않았다. 고민 끝에 그는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바로 팝콘 튀김기를 설치하는 것이었다.
전기뱀장어가 전류를 방출할 때마다 톡톡 팝콘 터지는 소리가 났다.
이 아이디어도 대박을 터뜨렸다.
전기뱀장어의 전류로 튀긴 팝콘은 그야말로 인기 만점이었다. 심지어 단독의 상품으로 팔릴 정도였다.
아이들은 전기뱀장어의 사냥 모습도 보고, 뱀장어의 전류로 튀긴 팝콘을 맛보면서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그러나 이런 호시절도 오래가지 못하였다. 이 전기뱀장어도 한 마리의 생물일 뿐이었고, 곧 기력이 쇠하게 되었다. 맥스웰은 오랫동안 고생한 이 전기뱀장어를 곧 방류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는 자신이 혹여나 전기뱀장어를 너무나 혹사시킨 것이 아닌지, 매일같이 자책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그만큼 이 전기뱀장어를 사랑했다.
이 사육사의 결정은 상부에 보고되었다. 수족관측 경영진은 아쉬워했지만 또 다른 전기뱀장어를 입양하기로 타협을 본 다음, 이 전기뱀장어-이제는 파퍼(popper)라는 애칭을 얻은-를 방류하기로 결정했다. 방류의 모든 절차는 사육사가 일임하기로 했다.
그는 방류 전날 당직을 섰다.
맥스웰은 내일 파퍼를 떠나보내야 한다는 사실에 가슴이 먹먹하여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그는 파퍼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싶었다.
그는 파퍼의 수조가 있는 남미 열대어 수족관의 육중한 문을 열었다. 수족관 중앙 파퍼의 수조에서 약한 빛이 깜박이며 새어나오고 있었다. 이 빛은 파퍼와 연결된 플라네타륨이 쏘아올리고 있는 별빛이었다.
처음엔 몰랐지만, 언젠가 전기뱀장어를 연구하는 학자가, 밤에 이런 약한 빛이 깜박이는 것은 파퍼가 꿈을 꾸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이야기를 듣고 맥스웰은 파퍼의 수조에 플라네타륨을 설치해 주었다. 파퍼는 별빛을 즐길 자격이 충분했기 때문이었다.
수족관에서의 마지막 밤, 맥스웰은 파퍼가 무슨 꿈을 꾸는지 궁금했다.
파퍼의 플라네타륨이 희미하게 깜박였다. 수조의 잔잔한 물결이 플라네타륨의 별빛과 함께 반사되면서, 수족관 천장에 그 반영(反影)이 드리워지며 어른거렸다. 사육사인 자신과 교감을 나누는 장면, 어린 아이들이 자신에게 플래시를 터뜨리며 사진을 찍고서 웃는 광경이 희미하게 나타났다.
맥스웰의 두 뺨에 눈물이 흘러내렸다.
실제로 뉴잉글랜드 수족관의 한 생물학자가, 전기뱀장어가 밤에 꿈을 꾸면서 미세전류를 흘리는 것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그것을 소재로 짧은 소설을 써 보았습니다^^
짧으면서도 의미있는 글 잘 읽었어요.
읽어주셔서 넘넘 감사합니다 도잠님^ㅁ^
꿈과 전기뱀장어 거기다 팝콘! 전기뱀장어는 행복했군요.
괜히 콧가가 찡긋거리며 몽글몽글해지네요. 잘 읽었어요 다로님!
스텔라님께서 주신 답글이야말로 케익처럼 달콤합니다 ㅋㅋㅋ 읽어주셔서 넘넘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