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일관성
계란을 '달걀'이라고 표기하는 곳은 대한민국에서 TV밖에 없다. 모든 세상은 계란인데, TV 자막만 꿋꿋이 달걀이다.
기왕이면 순우리말을 써야 한다는 TV의 원칙론은 존중할만 하다. 그러나 거꾸로 마구 생성되는 신조어를 무분별하게 남발하는 것은 어떤 원칙인가?
원칙이란 일관성을 전제로 한다. 계란은 달걀이고 야채는 채소여야 한다는 원칙은, 왜 핵인싸와 만렙과 플렉스에는 해당되지 않는가.
언어의 일관성은 소통 상황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이 적기를 바라는 마음이 제도화된 것이다. 그래서 계란은 통계적으로 계란이므로 계란이라고 써야 하는 것이고, 만렙과 플렉스는 통계적으로 못알아듣는 사람이 많으면 안쓰는 게 실용적 원칙이다.
TV는 언어의 매체다. 오늘날 이 매체는 언어의 상식을 제일 먼저 파괴하면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나으리들의 구미만 맞추고 있다. 계란이 달걀로 표기되었는지만을 따지는 나으리들. 이런 개딱지 같은 세상은 여전히 구역질 난다. 구역질에 적응되는 사람은 없다.
Sort: Trending
[-]
successgr.with (74) 3 years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