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lee (66)in #kr-diary • 3 days ago무수히 많은 바다거북을 죽인 흉악한 물질포장 비닐을 뜯는 걸 옆에서 구경하던 내 고양이가 가볍게 입을 댔다. 물어뜯는 게 아니라 가볍게 갖다대는 수준이라 비닐은 찢어지긴 커녕 이빨 자국 하나 나지 않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곧바로 치우며 말을…kmlee (66)in #kr-diary • 5 days ago비린내가 사라지지 않아산책 중에 나를 따라오는 길고양이가 있었다. 발에 차이는 게 두렵지도 않은지 겁도 없이 나를 따라 걸으며 수시로 내 다리에 자신의 몸을 스치며 애교를 부렸다. 목에 멘 뜨개 목도리를 보고 밥을 주는 사람이 아끼는…kmlee (66)in #kr-diary • 9 days ago안경을 고쳤다사실 한 주 가까이 예전 안경을 쓰며 아무 문제를 못 느껴서 예전 안경을 그대로 써도 괜찮지 않나 싶었는데, 그 생각은 고친 안경을 쓰고 2초 내로 사라졌다. 세상이 너무 맑았다. 쇼핑몰에서는 유리장에 든…kmlee (66)in #kr-diary • 14 days ago외출은 귀찮지만 생각을 하게 한다반년도 지나지 않은 새 안경 테가 망가졌다. 10년 전의 안경도 무사하고, 5년 전의 안경도 무사하고, 요즘은 최근 10년 중 가장 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으니 나로서는 굉장히 억울한 상황이다. 평생 안경을…kmlee (66)in #kr-diary • 22 days ago3개월만에 다시 동물병원고양이의 점검을 위해 동물병원에 다녀왔다. 다행히 신장, 방광 모두 깨끗하게 잘 유지되고 있었다. 대신 치석이 꽤 껴서 스케일링이 필요할 수 있다는 끔찍한 말을 들었다. 고양이는 스케일링을 위해 전신마취가…kmlee (66)in #kr-diary • 27 days ago느긋한 일요일아침에는 또 눈을 뜨자마자 녀석이 알아차리고 침대에 올라와서 창문을 열어달라며 닫힌 창을 간절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들이닥치는 새벽 바람에 너무 추워서 침대에서 바로 일어날 수 밖에 없었다. 일어나서 외투를 입고…kmlee (66)in #kr-diary • 29 days ago내내 졸린 하루과로의 여파로 지나치게 졸린 하루였다. 아침을 겨우 해먹고 다시 자고, 낮에 또 자고, 저녁에도 또 졸았다. 지금도 또 졸려서 일찍 잘 예정. 너무 졸려서 아무 것도 하기 싫어서 저녁은 배달시켜 먹었는데, 오배송…kmlee (66)in #kr-diary • last month오늘의 요리 - 알루 팔락감자와 마살라가 먹고 싶고 시금치는 처리해야 하니까 오늘은 알루 팔락. 알루는 감자고 팔락은 시금치라 정말 직관적인 이름이다. 일단 반죽 먼저 하고 감자를 삶기 위해 물을 올리고, 그 사이에 재료를 손질한다.…kmlee (66)in #kr-diary • last month오늘의 요리 - 봉골레 파스타평소 해산물을 잘 먹지 않고 기껏해야 생선이나 가끔 먹는 정도인데, 문득 조개가 먹고 싶어졌다. 그래서 오늘의 메뉴는 봉골레 파스타. 면을 삶는 사이에 마늘, 페페론치노를 살짝 볶다가 저민 키조개 관자와 면수를…kmlee (66)in #kr-diary • last month오늘의 귀여움과 요리오늘의 귀여움 저녁식사 중에 괜히 근처에서 배가 고픈 척 애교를 부렸다. 사료가 아직 넉넉하게 차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기분을 내고 싶은 모양이라 사료를 조금만 쥐고 밥그릇에 부어주는 시늉만 하며…kmlee (66)in #kr-diary • last month12월 첫 주이번 주의 귀여움 주방에 있는 창문을 열어놓고 작업실을 청소하고 있었다. 내 고양이는 작업실로 따라오지 않고 주방의 창틀에 앉아서 밖을 내다보고 있었는데, 청소를 마치고 거실로 나오니 녀석은 창틀에서 내려와…kmlee (66)in #kr-diary • 2 months ago지표새로운 경험을 하지 않으면 기억력이 나빠진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아는 것과 겪는 건 다르다. 나는 요즘 사람과의 대화를 잘 잊어버린다. 상대의 말을 잊고, 내가 했던 말을 잊는다. 덕분에 같은 말을 다시…kmlee (66)in #kr-diary • 2 months ago병원의 풍경귀에서 소리가 났다. 평소라면 절대 병원에 가지 않았겠지만, 최근 불편한 곳이 있으면 곧바로 병원을 찾겠다고 주변 사람들과 약속했기 때문에 이비인후과에 갔다. 52명이나 대기 중이었고 사방에 콧물을 흘리고 기침을…kmlee (66)in #kr-diary • 3 months ago콜드브루 원액을 바꾸지 않았다한 5년째 같은 콜드브루 원액을 먹고 있어서 다른 걸 한번 먹었다. 기존에 먹던 것보다 좋았지만 라벨 전체에 점착제가 발린 후진적인 포장이라서, 다시 기존의 라벨이 잘 뜯기는 제품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의무감을…kmlee (66)in #kr-diary • 5 months ago고집쟁이들자신이 너무 고집이 센 것 같다는 친구에게 나도 고집이 정말 세지 않냐고 했다. 그러고 생각해보니 내 주변에는 고집쟁이 밖에 없다. 사람은 닮은 사람과 어울린다는 말도 있고 상보성을 띄는 사람과 어울린다는 말도…kmlee (66)in #kr-diary • 6 months ago반성의 기회피 섞인 모래를 하루에도 몇 번씩 치우며 내가 처음과 다르게 얼마나 게을렀는지를 상기한다. 분명 그 게으름이 현재의 상황에 미친 영향이 있을 것이다. 자책은 도움이 되지 않으니 자책은 하지 않는다. 대신 반성을…kmlee (66)in #kr-diary • 6 months ago무더운 날, 나는 병원에일기를 또 오래 안 썼다. 하루종일 백지를 보고 있는데 밤에 또 백지나 보고 있을 수 없다는 마음이 반, 안구의 지나친 피로가 반이었다. 모니터를 쳐다보는 시간이 깨어있는 시간의 80%는 되는 삶을 보내고 있으니…kmlee (66)in #kr-diary • 7 months ago최상의 상태신기루처럼 느껴졌던 경지에 도달했다. 요즘 나는 자고 싶으면 자고, 깨지 않고 푹 자고, 깨더라도 자고 싶으면 곧바로 다시 잘 수 있다. 그렇게 숙면을 취하니 쉽게 지치지도 않는다. 그래서 이제는 도망갈 곳이 없다.kmlee (66)in #kr-diary • 8 months ago갑작스런 증상 기록전철에서 서있다가 현기증과 호흡곤란을 느끼며 주저앉았다. 호흡곤란의 정도는 아주 약했고 주저앉는 즉시 호흡은 회복되었다. 어지러움은 있었지만 두통은 없었다. 속이 답답했지만 구역질을 하지는 않았고 2분 이상…kmlee (66)in #kr-diary • 8 months ago오랜만에 스테이크를 먹는 건 재밌다한 3개월 가까이 동물성 단백질을 극단적으로 제거한 식사를 하고 있었다. 육류, 유제품, 계란까지도 철저히 배제한 식단이었는다. 그다지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건강 상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신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