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41.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 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 말을 들었다. 토지를 세 번만 정독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고 한다.
우리 문학의 금자탑이라 할 토지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석처럼 빛나는 문장을 발견하게 되는 행운이 찾아온다.
만장이 바람에 나부낀다. 오르막길에서 상여는 기울고 갈가마귀가 우짖으며 앞장선다.
소나무 가지에 진을 친 갈가마귀들이 어서 떠나달라고 재촉하듯이 우짖었다. 사람들은 먹다 남을 것을 사방에 뿌리고 맥이 빠져서 산을 내려간다.
많은 까마귀는 날아올랐다가는 다시 내려앉아 밥찌꺼기 고기 부스러기를 쪼아먹는다. 지출 줄 모르게 까마귀를 좇으며 또출네도 부지런히 남은 음식들을 주워먹는다.
- 토지 제2편 추적과 음모 10장, 멀고 먼 황천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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