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우리글 이벤트 649. 정답 발표.
아침공기가 쌀쌀합니다. 따뜻하면 좋겠다고 하면서도 이젠 추울 때도 되었지 하며 받아들이게 됩니다. 아직도 먼 산은 노신사의 머리처럼 희끗희끗 백발을 하고 있습니다.
나무들은 더 이상 잃을 게 없는 비장함을 보이고 꽃 한 송이도 숨기지 못한 미국쑥부쟁이는 바람이 가리키는대로 따라갑니다. 마로니에 나무도 이파리 한 장 없는 앙상하게 마른 뼈를 드러내고 인심 좋은 감나무는 아직 까치밥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눈이 녹아 얼룩진 장독대를 닦는 어르신은 주말에 아들네가 김치 가질러 온다고 하시며 청국장도 맛있게 떠서 주고 싶은데 아파트라 못 먹는다고 왔을 때 끓여 준다고 묵은 김치를 꺼내놓으셨다고 하고 콩도 적당히 불려 콩비지 끓여준다고 벼르고 계십니다.
멀리 떠나 살면서도 어머니가 계시다는 생각을 하면 어느새 마음이 푸근해집니다. 추운 날 길을 가다가 시골집에 계신 어머니 추우실 걱정을 하면 추운 생각도 사라진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그런 분이십니다. 어머니가 계시다는 것만큼 마음 따뜻한 조건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정답은 손자, 코입니다.
‘손자를 귀애하면 코 묻은 밥을 먹는다’
손자를 너무 예뻐하면 손자의 코가 묻은 밥을 먹게 된다는 뜻으로, 어리석은 이와 친하면 이익은 없고 손해만 입게 됨을 이르는 말입니다. 이 말을 들으니 저절로 미소가 번져갑니다.
우리 아들 어릴 때 할아버지 무릎에 안기고 싶어 아닌척 다른 곳을 보며 할아버지 다리사이로 발을 밀어넣습니다. 그리고 눈 깜빡 할 사이에 품에 앉으면 그릇도 안 보이고 수저도 못 들겠다고 하시면서 일어나라고 하지만 번번이 손자에게 지셨습니다.
그리고 밥에 든 콩은 손으로 빼가고 생선 발라달라 국물 먹여달라하며 훼방을 놓으니 식사를 제대로 못하십니다. 그래도 손자 입에 밥 들어가는 것만 좋아서 등을 밀어내는 체 하면서도 불편하신 대로 끌어안고 대충 식사를 하셨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손자면 코 묻은 밥을 먹은들 어떻겠습니까? 천지 분간도 못하는 사람과 어울려 흥청거리다 보면 할 짓 못할 짓 구분을 못하고 살다 망신살이 뻗친다는 얘기됩니다.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안다고 했듯 사람을 사귐에 구분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하지만 가려서 거리를 둘 필요는 있다고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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