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우리글 이벤트 632. 정답 발표.

in #steemzzang22 hou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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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며칠만에 푸근한 날씨였습니다. 덕분에 하늘은 울상입니다. 속칭 사흘 굶은 홀아비상이라고 하는 말도 있습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오늘이 장날입니다. 아침부터 쪽파에 생강 장사가 확성기를 틀고 지나갑니다. 새우젓 장사도 질 수 없다고 큰 소리로 새우젓 황새기젓을 외치고 지나갑니다. 고구마 귤을 실은 차는 아주 자리를 잡았습니다.

처음 시장에 나온 사람인지 물건은 한 쪽에 펼쳐놓고 저만큼 떨어져서 바라보고 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이 들여다 보기라도 하면 그제서야 쫓아와서 말을 붙입니다. 그러다 하나라도 사면 좋겠지만 그냥 가면 무안해서 다시 그 자리로 돌아갑니다.

옆에서 보던 장꾼 아저씨들이 그래가지고 식구들 입에 풀칠 하겠느냐고 다부지게 붙어서 해야 한다고 다그칩니다. 그래도 멋쩍은 웃음을 흘리는 남자는 여전히 팔짱을 끼고 바라보고 있습니다. 오늘도 집에는 눈을 깜빡이며 기다리는 아이들이 있을텐데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정답은 거문고, 칼입니다.


‘거문고 인 놈이 춤을 추면 칼 쓴 놈도 춤을 춘다’
도저히 남이 하는 대로 할 처지가 못 되는 일을 남이 하니까 덩달아 따라하다가 웃음거리가 되는 행동을 하는 어리석은 사람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여기서 ‘칼’이란 조선시대에 감옥에 갇힌 자들에게 채우던 구속도구입니다. 흔히 사극에서 보면 거의 자기 키만한 무거운 나무판을 목에 걸고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또 춘향전에 변학도가 수절하겠다는 춘향이를 옥에 가두고 있을 때의 모습입니다.

그러데 여기서 상상을 해보면 재미있는 장면이 떠오를 것 같습니다. 거문고를 든 사람이야 얼마든지 춤을 출 수 있겠지만 감옥에 갇혀 칼 쓴 자가 춤을 출 수는 없는 노릇이라는 뜻입니다. 일어서서 엉거주춤만 하려고 해도 무거운 칼이 목을 누르고 발에 걸려 아무 짓도 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무슨 춤을 춘다고 하겠습니까?

친구따라 강남 가는 사람이야 친구가 좋아서 그렇겠지 하고 넘어갈 만도 하지만 옥에 갇혀 칼을 쓴 죄인이 춤을 추고 싶은 마음이 들 리가 없습니다. 한 마디로 말이 안 되는 행동을 하는 사람을 가리켜 놀림조로 하는 말입니다.

  • 정답자 선착순 10명까지 1steem 씩 보내 드립니다.
  • 반드시 댓글에 번호를 달아 주시기 바랍니다.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633회에서 뵙겠습니다.

대문을 그려주신 @ziq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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