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카톡 소리가 졸음을 쫓는다
후배가 딸을 시집보낸다는 알림에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후배의 전화번호를 찾는다
한동안 연락이 뜸하더니
그새 번호가 바뀌었나 하면서
전화를 걸어본다
이십 년 넘게 키워 준 우리보다
이 년도 안 된 놈이 더 좋다는 딸에
있는 거 알고 달라고 떼쓰는 녀석을
무슨 수로 당하겠어요
이젠 도둑 들 일도 없으니
단추나 잘 채우고 살면 걱정 없어요
마음의 간격/ 홍수희
전화 몇 번 하지 않았다고
내가 그대를 잊은 건 아니다
너의 이름을 소리 내어 말하지 않는다고
내 마음이 그대를
영영 떠난 것은 아닌 것처럼
그리운 그대여 부디,
세상의 수치로
우리들의 사랑을 논하지 말자
중요한 것은
그대와 내 마음의 간격
어느 비 오거나 눈 내리는 날에
홀로 뜨거운 찻잔을 마주한 날에
그 누구도 아닌 네가 떠오른다면
이미 너는 내 곁에 있는 것
우리의 사랑도 거기 있는 것
이 세상 그 무엇도
너와 나 사이
다정한 마음은 어찌하지 못할 테니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