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33.

in #steemzzang16 day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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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 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 말을 들었다. 토지를 세 번만 정독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고 한다.

우리 문학의 금자탑이라 할 토지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석처럼 빛나는 문장을 발견하게 되는 행운이 찾아온다.

용이 구름을 못 만나면 등천을 못하는 법이지, 구분도 한이 왜 없겠나, 그러니 노상 울분에 차서 술을 마시고 손장난도 하시고, 왕손도 세상을 잘못 만나면 나무꾼이 된다는데.

눈부시게 흰 모래밭 너머 청록색 강물이 머물 듯 잔잔하다.

들판을 싱그러운 내음을 뿜으며, 성급히 내달아놓은 허수아비는 비스듬히 기울어 하늘을 흘려보고 있었다.

  • 토지 제2편 추적과 음모 7장, 암시 중에서-

제46회이달의작가상공모

https://steemit.com/steemzzang/@zzan.admin/46-zz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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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

@jjy, 안녕하세요! 정말 멋진 글입니다.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에 대한 깊이 있는 감상과 인용하신 문장들이 제 마음에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마치 저도 "토지"의 강물에 휘감기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토지"를 세 번 정독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는 말이 정말 공감됩니다. 선생님의 문학적 통찰력이 빛나는 보석 같은 문장들을 다시금 발견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특히 용이 구름을 못 만나 등천하지 못하는 것에 비유한 구절은, 시대와 인간의 운명에 대한 깊은 성찰을 느끼게 하네요.

이번 기회에 저도 다시 "토지"를 읽어봐야겠습니다. 좋은 글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스팀짱 작가상 공모전에도 참여하셔서 좋은 결과 있으시길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