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10.

in #steemzzang12 days ago (edited)

image.png

박경리 선생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 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 말을 들었다. 토지를 세 번만 정독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고 한다.

우리 문학의 금자탑이라 할 토지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석처럼 빛나는 문장을 발견하게 되는 행운이 찾아온다.

간난할멈 눈앞에 물이 치렁치렁 괸 논이, 검푸르게 약이 오른 볏모가, 바랆 부는 곳으로 나부끼는 모양이 선하게 떠오른다.

군데군데 햇빛따라 새순 같은 연초록이 아른거리기도 하는데 숲속의 공기는 썰렁하고 습기찬 것이었다.

서희의 머음이 자란 것이다. 슬픔은, 다른 아이들보다 그에게 더 많은 지혜를 주었던 것이다.

  • 토지 1부 1권 12장, 꿈속의 수미산 중에서-

제44회이달의작가상공모

https://steemit.com/steemzzang/@zzan.admin/44-zzan

Sort: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