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in #steemzzang14 hours ago

신혼여행 어디로 가느냐고 물으니
신부에게 이명증세가 있어
다음으로 미루었다는 답이다

이명이라는 말이 모래알처럼 혀에 걸린다
살던 집을 옮기면 이사,
다른 나라로 가면 이민이라고 하는데

이명의 증세는 알고 있지만
갓 결혼한 새댁의 이명은
맞지 않는 블록이되어 내 귓속을 구른다

엄마 손을 놓친 별 하나
품을 찾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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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로 빚은 돌/ 이희섭

우주를 이탈한 운석이 귓속으로 들어왔다
잊히지 않는 목소리가 뭉쳐
마음 한켠 묵직한 돌이 되듯

어지러움을 선물하는 말들이 있었다
운석이 떨어진 자리처럼
깊숙한 구덩이가 생겨나면
별을 귓속에 심어둔 사람처럼 헤매었다

이석(耳石)은
새벽이면 사라지는 별들이
우리 몰래 흘려두고 간
빛의 부스러기일지도 몰라

마음에 걸린다는 말은
귓속에 간직한다는 뜻

어떤 고백들은 멀리서부터 다가와
사라지지 않는 결정이 된다

멀리서 반짝이는 속삭임을 보여주려고
시간을 관통하며 별이 우리에게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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