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사용기

in #krsuccess4 days ago (edited)

(무료 버전 기준: Copilot, ChatGPT)

10여 년 동안 ‘프로세싱(Processing)’을 활용해 소리에 반응하는 시각 이미지를 만드는 수업을 진행해 왔다. 정식 과목은 아니었고, 나를 만난 기념(행운 혹은 불운)으로, (실은 내가 재미있어서) 간단한 코딩 문법과 예제 파일을 변형하는 법을 알려주며 2~3주간 ‘놀이’처럼 진행했다. 단, 제한 조건은 ‘소리(음악 또는 음향)’가 작업의 주인공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대부분 디자인 전공 학생들이라 코딩이 익숙하지는 않아서 예제 파일을 약간씩 변형하는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도 결과물은 충분히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그런데 올해 1학기는 뭔가 달랐다. 작업 퀄리티가 갑자기 뛰어올랐다. 몇 년 전부터 AI 툴을 활용해 코딩을 하기 시작했지만, 이번에는 차원이 달랐다. 대관절 무슨 일이지.

뇌피셜이긴 하지만, 그 배경에는 올해 Copilot이 무료 버전으로 엣지 브라우저에 기본 탑재되면서 접근성이 대폭 높아졌기 때문인 듯하다. ChatGPT와 함께 두 AI 툴을 무료 버전으로 테스트해 본 결과, 작년에 비해 코딩 오류는 눈에 띄게 줄었고, 아이디어를 구현해 내는 능력은 크게 좋아졌다.

가끔 학생들이 과제로 AI 툴을 이용해 그림을 만들어 오기도 하는데, 손으로 직접 그린 작업에 비해 별로다. AI 특유의 느낌이 너무 강하게 드러나고, (마치 포토샵 초창기 필터를 남용했던 것처럼) 결과물도 다 비슷비슷하다. 물론 앞으로는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하지만 ‘코딩’은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실현하기 위한 단계를 한 번 더 거쳐야 하기 때문에 그림 이미지를 생성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지금의 AI 도구들은 충분히 디자이너의 코딩 작업에서 실질적이고 강력한 보조 수단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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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문학적인 글쓰기도 AI로 테스트해 보았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직은 문학에서까지는 그렇게 좋지는 않네요. 분명 글이 ‘문학적’이긴 한데, 어디서 봤던 것 같거나 담백하지 않고 비유나 은유가 남용되어 좀 오글거리는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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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추가.
실은 이 글의 일부분도 AI로 다듬었습니다. 티가 나나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