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의 감각

in #kr6 years ago (edited)

   야심한 밤이지만, 지금 이 순간 한 마리의 야수처럼 몸을 터뜨려 내고 싶다. 폭발하는 힘과 속도, 모든 것을 경계하는 눈빛과 모든 것에 반응할 준비를 마친 중추신경들, 그로 인해 때때로 멈춰 버리는 시간들. 더할 나위 없이 몸을 매혹하는 중독성 강한 감각이다.

   보통 이 모든 감각은 미세한 떨림과 두려움으로 시작한다. 굳건해 보이는 미지의 상대는 상상을 자극한다. 주먹을 살짝 쥐었다 폈다를 반복하는 동안, 내 움직임과 상대의 반응, 상대의 움직임과 나의 반응이 수십 번은 머리를 스친다. 결코 유쾌할 수 없는 공포감이 심장에 무게를 더한다.

   하지만, 일단 상대와 몸을 부딪히고 나면 뇌는 더 이상 두려움 따위를 떠올릴 겨를이 없다. 날카로운 짐승의 감각 속에서 반응은 언제나 생각보다 빠르다. 반응은 반응을 낳고, 그 반응은 다시 또 다른 반응을 낳는다. 머리는 온 몸에서 쏟아내는 감각 정보들을 해석하기만도 벅차다. 항상 몸에 대한 주도권을 쥐고 있던 머리가, 몸에게 그 주도권을 빼앗긴다.

   이 감각의 끝자락에는 승리를 앞둔 초조함이나 패배를 앞둔 절박함이 자리하겠으나, 무엇이 찾아오든 중요하지 않다. 이미 부풀어 오른 몸의 목적은 승리가 아니었다. 몸에게 짐승의 감각은 그 자체로 희열이다.

   오늘은 진부해진 나의 몸이 그 감각을 그리워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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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흥!!!!!!🦁🦁🦁🦁

ㅋㅋㅋㅋㅋㅋ새벽 감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