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과 효율성 증대

in #kr7 years ago (edited)

몇년 전 최저 임금은 지속적인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고, 이로 인한 자동화의 도입으로 효율성이 증대될 것이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https://blog.naver.com/tsjoe/220340292210

요식업에서 식권 자판기, 셀프 서빙은 인건비 부담을 낮추고 고객 부담을 줄여 규모의 경제를 일으키기 좋은 시스템이다.

그럼에도 자판기의 도입은 생각보다 가파르지 않다. 무슨 이유에서 일까. 나는 과거의 글에서 사용자 경험과 학습 비용 등의 이유를 언급했다. 또한 시스템을 도입할만큼 충분한 비용 압력이 부족했을 것이다.

작년 최저 입금 인상을 발표하고 얼마지 않아 패스트푸드 업계는 빠르게 자동 주문이 가능한 키오스크를 도입했다.

패스트푸드 업계에 자동 주문이 빠르게 도입이 가능한 것은 크게 두가지 이유가 존재한다.

첫째, 백단의 주문, 생산 매뉴얼과 전산 관리 등의 구조가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기존에 매뉴얼 및 자동화가 되어 있어 간단한 주문 전달 시스템만 도입하면 쉽게 처리가 가능하다.

둘째, 마찬가지로 이용자에게 이미 루틴한 경험을 주고 있기 때문에 키오스크의 도입으로 인해 학습 장벽이 낮다는 것이다.

순댓국이나 백반집, 고깃집 같은 일반 요식업은 주문과 생산에 대한 매뉴얼이나 구조가 없다. 동선도 어지럽고 점심, 저녁 시간대 손님이 몰려들면 점원들은 여기저기 이모, 아줌마 하며 불러대는 고객들의 부름과 벨소리에 비효율적으로 뛰어다닌다.

고깃집을 예로 들어 보자, 고객 테이블에 주문을 받을 때, 주문한 음식을 가져다 줄 때, 추가 주문이 발생할 때, 기본 찬 등이 떨어졌을 때, 1~2병 단위 주류 주문이 발생할 때 마다. 테이블 단위로 점원이 평균 4~5회 이상은 서빙이 필요하다.

식사 후 테이블 정리까지 감안하면, 직원이 바쁘게 뛰어 다녀보아야 1시간 당 과연 몇 테이블이나 서빙이 가능할까. 모르긴 몰라도 테이블 객단가가 3만원이라고 할 때, 이중 서빙 직원 인건비만 최소 5~6% 이상을 차지할 것이다.

이런 구조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효율성을 높이거나 판가를 인상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요식업에 있어 판가 인상은 음식과 서비스의 압도적 비교 우위가 없는 한 쉽게 가격 저항에 봉착한다.

결과적으로 대다수의 요식업자에겐 효율성의 증대 밖에는 대안이 없다.

그러나 하루 종일 음식을 만들고 영업을 하기에도 짬이 나지 않는 일반 자영업자들은 배우거나 고민해본 적 없는 효율성 증대는 상당히 어렵고 힘들다.

이모, 아줌마를 부르는데 익숙해져 있는 고객 또한 인력을 줄이고 자동, 자율성을 강화하는 구조에 쉽게 익숙해지기 어려울 것이다.

일반 음식점에 자판기나 셀프 서빙 등의 시스템이 쉽게 확산 되지 못하는데는 이런 이유가 크다. 결과적으로 자판기, 자율 배식은 기존 사업자들이 아닌 시스템과 UX 등을 충분히 고려하고 준비한 신규 사업자들에 의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aiwositai&logNo=220974075023

상기 링크는 신촌의 table b라는 오픈형 자율 식당이다.

자판기로만 주문을 받으며, 셀프 서빙하는 구조다. 한식, 분식, 양식, 음료, 주류까지 다양한 메뉴를 원하는대로 고를 수 있다. 푸드코트 스타일의 주문 시스템으로 중앙에 커다란 커뮤니티 테이블 두개와 테두리에 바 테이블이 전부다.

테이블 서빙이 필요 없는 구조니 커다란 2개의 테이블은 고객의 이동 동선을 단조롭게 만든다. 이는 고객들이 음식을 들고 이동하거나 퇴식구에 가져다 놓는데 따르는 불필요한 충돌을 줄일 수 있다.

물론, 1인에서 다인까지 방문 고객의 단위에도 부담이 없다.

미래는 어떻게 될까. 2000년초반 30%를 넘었던 자영업 비율은 시나브로 감소하여 16년 기준 약 25%대로 줄었다. 그러나 평균 15.8%인 유럽국가 연합에 비해면 여전히 높은 비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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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콜롬비아가 OECD 국가로 신규 진입하면서 50%가 넘는 압도적인 자영업 비율로, 수년간 1위를 놓치지 않았던 그리스를 밀어냈다. 우리나라는 지속 감소 추세에 있으나 아직도 상위권에 속한다. 미국 6.4%나 일본 10.6%에 비하면 몇배에 달한다. (이미지 출처 : OECD)

높은 자영업 비율은 낮은 인건비에 기대 효율성을 강화하지 않고서도 버틸 수 있는 소규모 사업자들이 다수 존재한다는 것을 입증하기도 한다.

한계 상황에 있는 음식점들은 지속적으로 폐업의 길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파편화 되어 있는 요식업도 소비자의 가격 저항으로 인해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하기의 2007년에서 13년까지 음식점 규모에 따른 증감률 변화만 보아도 이러한 추이는 명확하게 드러난다. 서울 기준 30석 미만의 음식점은 감소하고 있으며, 30석 이상의 음식점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프랜차이즈의 확산이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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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반 음식점 규모는 30석 이하 소규모 단위는 감소, 30석 이상 중대규모 단위는 증가 추이를 보인다. 9석 이하, 99석 이상의 증감률이 대칭을 이루고 있다. 규모의 경제가 빠르게 확대 중이다. (자료 출처 : 통계청)

사업자 비율과 단위는 감소하고 있으나, 종사자 규모는 증가하고 있다.

앞으로 인력에 기반한 서비스를 받고자 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비용을 지급해야 할 것이다. 물론 사업자 또한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과거처럼 저렴한 인건비에 기댄 수익을 얻기 힘들어질 것으로 본다. 소비자도 생산자도 모두 현명해져야할 시기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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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여러분들의 꾸준한 포스팅을 응원합니다.

와 신촌 자주가는데, table b같은 식당도 생겼군요. 백화점 푸드코트가 생각나는데요.
길다란 테이블이 굉장히 독특하네요. 저런구조는 처음봅니다. 앞으로 저런 자동화되어 경쟁력을 갖게되는 식당과 높은 서비스수준으로 만족을 주는 식당으로 양분화 될것같습니다.

네 푸드코트보다는 서구권 대학의 학식 같다고나 할까요 ㅎㅎ 저도 지나가다 한번 들러봤는데 만족도가 아주 좋았습니다. 말씀하신대로 낮은 인건비에 기댄 어설픈 서비스는 점점 사라지고, 서비스의 질과 품질의 만족이 증대되는 방향으로 변화할 것으로 봅니다. ^^

그렇군요. 다음번에 신촌가면
가봐야겠어요ㅋㅋㅋ
좋은 글 감사합니다

@subijung01님 소개로 왔습니다. 좋은 글 적으시는
좋은작가님이시니 풀봇 리스팀으로 홍보합니다!

감사합니다! 꾸준히 글 써보겠습니다 ^^

소규모 영세업자들은 도태할 수밖에 없는 구조 같아요. 살아남기가 쉽지 않겠네요.

그간 소득이나 경제 규모에 비해 과도하게 자영업 비중이 높았던 것으로 봅니다. 과거 고속성장의 후유증이 소화되는 상황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디서 인건비 인상 영향을 받지 않는 무고용/가족노동 자영업이 총 자영업의 70% 수준이라는 기사를 본 기억이 있습니다.
그 통계를 생각하면 인건비 인상의 효과는 영세사업자에게는 미미하지 않을지...

단순히 인건비 측면만 고려하면 안됩니다. 규모가 커지면 규모의 경제로 할 수 있는게 많아집니다. 동일한 가격으로 더 좋은 서비스와 품질 제공이 가능해지죠. 그러면 소규모 업장은 그곳에 손님을 빼앗기게되고 더욱더 어려워지게 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