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계림 양삭 투어-5 재래시장 몽환이강쇼
중국 계림 양삭 투어-5 재래시장 몽환이강(夢幻漓江)쇼
저녁은 '초가집'이라는 한국식당에서 삼겹살을 먹었다. 고소한 기름 냄새와 함께 지글지글 익어가는 삼겹살을 보니 여행의 피로가 풀리는 기분이었다. 가이드도 분위기에 취했는지 기분이 좋아져 맥주와 고량주(도수 38%)를 내주었다.
고량주는 중국의 전통적인 증류주로, 향이 강렬하고 목 넘김이 뜨거웠다. 처음엔 한두 잔으로 끝내려 했지만, 분위기에 휩쓸려 어느새 취기가 올라왔다. 동행한 일행들과 웃고 떠들며 먹는 그 순간은 여행의 소소한 행복을 느끼게 해주었다.
식사를 마치고 근처 재래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재래시장은 언제나 그렇듯 서민들의 삶을 가장 생생하게 엿볼 수 있는 곳이다. 화려한 관광지나 깔끔한 쇼핑몰도 좋지만, 나에겐 이런 시장이 더 정겹고 끌린다. 사람들의 소리, 물건을 흥정하는 목소리, 그리고 그 속에 섞인 삶의 냄새가 좋다. 이번 계림의 재래시장도 마찬가지로 그런 매력을 품고 있었다.
재래시장
사실 나는 한국에서도 재래시장을 자주 찾는 편이다. 거의 일주일에 한 번은 꼭 간다. 가격이 저렴하고, 볼거리와 먹거리가 풍부하며, 무엇보다 사람 냄새 나는 분위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반면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는 잘 가지 않는다. 너무 깔끔하고 정돈된 공간이라 오히려 낯설게 느껴진다.
가끔 과일이나 채소를 사러 마트에 갔다가 가격을 비교해보면 차이가 너무 커서 놀랄 때가 많다. 공산품은 어디서 사든 가격이 정해져 있고 품질도 비슷하지만, 과일이나 채소는 다르다. 신선도나 크기, 맛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라 비싸게 주고 사기가 꺼려질 때가 있다. 그래서인지 마트에서는 공산품을 싸게 팔고, 대신 과일이나 채소에서 이윤을 남기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도 한다.
계림의 재래시장은 한국의 시장과 비교하면 정리도 덜 되어 있고 조금 지저분하거나 시끄럽게 느껴졌다. 좁은 골목에 빼곡히 들어선 노점들, 여기저기 흩어진 물건들, 그리고 상인들의 큰 목소리가 뒤섞여 약간 어수선한 느낌을 주었다.
하지만 그 속에 깃든 재래시장 특유의 정겨움은 사라지지 않았다. 과일이며 채소, 생선, 옷가지까지 다양한 물건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가격도 저렴해서 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양이 한정되어 있고 보관도 쉽지 않아 결국 구경으로 만족해야 했다.
예전에 태국 여행 갔을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 친구가 두리안을 먹고 싶다며 시장에서 하나를 사서 호텔로 돌아왔는데, 입구에서 직원에게 제지당한 적이 있다. 두리안 특유의 강한 냄새 때문에 방에 들여가면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막아섰다. 결국 밖에서 먹고 들어가야 했던 에피소드가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나온다. 이번 계림 시장에서도 비슷한 상황을 피하고 싶어 그냥 눈으로만 즐기기로 했다.
몽환이강(夢幻漓江)쇼
몽환이강쇼는 이름처럼 꿈에서나 볼 법한 환상적인 무대를 선사하는 공연이다. 계림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이 독특한 쇼는 중국 전통 서커스와 서양의 발레를 절묘하게 접목한 무대로,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공연은 화려한 의상, 눈을 뗄 수 없는 서커스 기술, 그리고 우아한 발레 동작이 어우러져 관객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특히 산수육화(山水육화), 생명과 영원, 바다기관, 동방정윤이라는 네 가지 주제를 통해 자연과 인간, 삶의 아름다움을 깊이 있게 표현해냈다.
특히 관람객을 사로잡는 아름다운 음악과 조명이 공연의 분위기를 한층 더한다. 서커스로 유명한 중국 전통의 서커스와 중국에서 재해석한 아름다운 발레의 결합이 계림의 산수와 어우러져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오직 계림에서만 볼 수 있다.(옵션 $30)
확실히 재래시장이 사람 냄새도 나고 정겹고 ...
마트의 깨끗함과 편리함은 없지만
재래시장이 주는 그 포근함과 정겨움이 있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