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골바위를 찾아서, 도봉산-5 Y계곡 피사의사탑바위 요새(要塞)바위 미륵(彌勒)바위steemCreated with Ske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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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골바위를 찾아서, 도봉산-5 Y계곡 피사의사탑바위 요새(要塞)바위 미륵(彌勒)바위

신선대에서 내려와 곧바로 도봉산 Y계곡으로 향했다. Y계곡은 도봉산에서 가장 위험한 코스로 꼽히는 곳이다. 이곳을 오르려면 네 발을 모두 사용해야 할 정도로 험하며, 등산 초보자라면 우회 코스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 대부분의 산이 그렇듯, 위험한 곳일수록 경치는 더욱 뛰어나기 마련이다. 어쩌면 위험을 감수하는 도전 없이는 발전 또한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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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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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산 Y계곡은 칼날 같은 바위 능선이 끊기면서 급경사를 내려갔다가 다시 능선으로 올라서는 200m 길이의 바위 구간이다. 이름은 '계곡'이지만 실제로 물이 흐르는 곳이 아니라, Y자 형태로 능선 위를 오르내리는 코스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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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간 2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을 만큼 위험하지만, 동시에 도봉산에서 가장 스릴 넘치고 아름다운 절경을 자랑하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도봉산의 주봉인 자운봉, 만장봉, 선인봉 세 봉우리를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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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을 위해 공휴일에는 신선대와 가까운 방향으로는 진입할 수 없고, 오른쪽 방향으로 300m 이상 이동하여 올라가야 하는 일방통행으로 운영된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에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은 공간에 철책이 설치되어 있어, 양방향 통행은 불가능하며 사고의 위험도 매우 크다. 사실 이 철책이 없었다면 어지간한 암벽 등반가조차 오르기 불가능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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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사의 사탑 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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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계곡에 있는 바위로, 살짝 기울어진 모습이 이탈리아 피사 대성당의 종탑을 닮아 이름을 붙였다. 이 바위를 볼 때마다 2012년 유럽 여행에서 찍은 수많은 사진이 담긴 하드디스크가 인식되지 않아 1GB가량의 소중한 사진 데이터를 잃었던 악몽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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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는 복구했지만 아직도 완전한 복구는 요원한 상태다. 최근에는 AI를 이용하면 복구가 좀 더 쉬워지지 않을까 연구 중인데, 없는 것도 진짜처럼 만들어내는 세상이니 충분히 가능할 거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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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要塞)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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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는 적의 공격에 대비하여 도시나 부대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탑, 성문, 문빗장을 지닌 돌로 된 성채를 뜻한다. 우리나라의 요새는 대부분 자연 방벽을 이용한 산성이 많다. 북한산성이나 남한산성이 그러하고, 26년간 여섯 차례에 걸친 거란의 침략에도 한 번도 무너지지 않았던 홍화진 역시 산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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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례의 무자비한 공격에도 함락되지 않은 홍화진은 우리의 자랑이다. 양규 장군의 뛰어난 지휘력도 있었지만, 성 자체가 워낙 튼튼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산은 화강암으로 된 곳이 많아 산 자체로도 엄청난 방어벽 역할을 한다. 이 바위 또한 그런 굳건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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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彌勒)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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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대능선 쪽 Y계곡 입구에 위치한 거대한 바위다. 멋진 바위인데도 이름이 없어 직접 이름을 지어주었다. 바위를 보자마자 바로 미륵불이 떠올라 '미륵바위' 또는 '부처바위'라고 명명했다. 사실 수많은 바위에 전부 이름을 붙이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지만, 이렇게 특징 있고 아름다운 바위가 이름 없이 있다는 건 바위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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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정말 멋지게 잘찍으셨고 바위도 정말 멋있게 느껴지네요. 도봉산은 뭔가 느낌이 다른거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직접보면 더 멋있는데 사진으로 전체를 다 담을 수 없어 항상 안타까워요.